[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웹툰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다. 정보 인프라의 비약적 발전을 기반으로 1990년대 후반 한국에서 태어나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최초의 웹툰 서비스는 2000년대 이후 시작했다. 2002년 3월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의 '카툰세상'이 문을 열었고, 2003년 3월 또 다른 포털사이트 다음이 코너 '만화 속 세상'을 만들었다. 같은해 10월 다음이 서비스한 강풀의 '순정만화'는 웹툰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웹툰을 PC 모니터에서 보려면 마우스를 아래로 스크롤하며 읽어야 했다. 좌에서 우로 1페이지씩 넘기면서 본 기존의 연재만화와는 다른 형식이었다. 많은 사람이 우려를 표했지만 그 해 최고의 작품이 됐고 웹툰이라 불린 새로운 만화장르의 문법을 제시하게 됐다.
이후 기존 만화계에서 활동하던 강도하가 포털사이트 엠파스에 '위대한 캣츠비', 양영순이 포털사이트 파란에 '1001'을 연재하며 웹툰의 형식과 문법을 정교화시켰다. 2005년 업계 1위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고, 조석과 김규삼 등 코미디 연출에 능한 작가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디지털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웹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웹툰 체험전 '올 웹툰'을 연다.
전시를 함께 기획한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과 교수는 26일 "그간 절제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만화, 웹툰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전시된 것에 대해 큰 감동을 느낀다"고 밝혔다.
10여년의 역사를 지닌 웹툰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집이나 회사뿐 아니라 이동하면서 웹툰을 보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박 교수는 "지난해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유입자 숫자가 PC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이에 따라 독자들이 웹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 토크콘서트, 교육 등의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웹툰의 발전사와 작품 제작과정, 주요 작품 감상, 웹툰 창작교육을 아우른다.
웹툰의 역사와 웹툰 10년의 대표 100개 작품, 웹툰의 다양한 활용사례와 문화적 가치, 웹툰 작가의 작업 공간, 웹툰의 미래 등을 조망할 수 있도록 ▲이야기 꽃 ▲시대의 거울 ▲웹툰! 문화를 꽃 피우다 ▲웹툰의 힘 ▲웹툰 작가의 작업 공간 ▲웹툰 미래를 꿈꾸다 등 6개 섹션으로 구성한다.
전시실 옆 웹툰 체험관에서는 '무림수사대'(이충호), '미생'(윤태호), '그대를 사랑 합니다'(강풀), '신과 함께'(주호민) 등 한국의 대표적 웹툰 10편을 행사 기간 디지털 도서관 체험형 컴퓨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웹툰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토크콘서트도 마련된다. 이종범·이현민 '웹툰으로 만나는 전문직업'(28일), 강냉이·황준호 '스릴러, 액션웹툰의 모든 것'(6월11일), 김인정·고아라 '알다가도 모를 웹툰속 여자들의 심리'(6월25일), 전진석·시니 '웹툰 스토리작가를 알려주마'(7월9일), 연제원·억수씨 '웹툰작가들의 뒷이야기'(7월23일), 두엽·영인·원헌재 '웹툰으로 만나는 우리시대의 판타지'(8월23일) 등 6개 주제로 6차례 진행된다.
웹툰 제작에 관심이 있거나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을 위한 무료 웹툰교육 '웹툰 스토리 창작', '웹툰 캐릭터 만들기', '웹툰 제작 실습' 등 3개 과정도 준비돼 있다.
웹툰의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공감'에 있다. 웹툰 1세대 작가로 통하는 권윤주의 '스노우캣'은 자신의 일상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박 교수는 "초기의 웹툰은 이야기의 기승전결 대신 작가의 삶을 그린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독자들과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짚었다.
이후 이 공감대의 힘으로 다양한 상상력의 액션, 스릴러, 판타지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고 뮤지컬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옮겨지면서 '원 소스 멀티 유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몇년 새 인기를 끈 영화 '26년' '위대하게 은밀하게' 등 역시 웹툰이 기반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세계 속으로 나아가고 있는 웹툰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다양한 언어권에서 웹툰을 무단 번역해 인터넷에 공유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국의 웹툰 모델을 그대로 적용한 북미 지역의 타파스틱이나 일본의 코미코 같은 서비스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다음과 협업한 타파스틱에는 한국의 인기 웹툰들이 번역·서비스 중이다. 네이버도 라인웹툰으로 세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한편, '올 웹툰'은 이날 오후 4시 개막식을 열었다. 27일부터 8월24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올 웹툰' 체험전과 '웹툰! 문화를 꽃 피우다' 기획전시 포스터를 친구나 지인들에게 알리는 소문내기 이벤트 퀴즈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도 준다. 전시 홈페이지(http://webtoon.dibrary.net)에서 응모하면 된다. 체험전은 한국만화가협회, 청강문화산업대학교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