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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6년만의 앨범 [8] 음감회...모습없이 '음악'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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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중견 가수들의 컴백 러시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소라(45)의 행보는 그 중에서도 독특하다. 

미디어와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대중과 스킨십을 하는 여느 가수들과 달리, 이소라는 정규 8집 [8]을 6년 만에 내놓으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화제와 함께 안팎으로 구설에 올랐던 MBC TV '일밤'의 코너 '나는 가수다'의 MC를 맡은 이후 미디어와 접촉점이 더 좁아졌다. 

3년에 걸쳐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개국에서 2번의 믹싱과 3번의 마스터링을 하면서 음반 제작에만 3억원 이상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랙리스트와 악보, 가사만 보여주며 '음악'으로만 승부하고자 한다. 

3월31일 오후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리스홀에서 열린 [8] 음감회 '미리 봄'에도 이소라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앨범에 실린 8곡과 이 곡을 만든 작곡자들만 왔다. 

모던 록밴드 '메이트' 멤버 임헌일이 만든 '나 포커스(Focus)'와 '쳐', 메이트의 또 다른 멤버 정준일이 만든 '좀 멈춰라 사랑아', 펑크 밴드 '불독맨션'의 이한철의 곡 '흘러', 싱어송라이터 정지찬의 '넌 날'과 '난 별', 모던록밴드 '델리스파이스' 김민규의 '너는 나의', 1인 밴드 '토마스 쿡'으로 활동하는 정순용의 '운 듯'….

이소라가 프로듀싱한 앨범은 다른 작곡자의 곡에 이소라가 노랫말을 붙인 곡들로 채워졌다. 모든 곡은 이소라가 작곡자와 영감을 주고 받고 의논하면서 가다듬어졌다. 

무엇보다 강렬한 록 사운드가 두드러진 밴드 음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메이트 멤버들이 참여한 곡에서 그녀는 심지어 로커처럼 느껴진다. 색깔 역시 전체적으로 어둡고 깊어졌다. '흘러'는 이소라 곡 중 가장 빠른 템포에 속하는 편으로 이한철 특유의 펑키함이 느껴진다. 

베이스 정재일, 드럼 이상민 등 내로라는 하는 세션들의 연주 실력도 밴드 색깔을 뚜렷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제발' '바람이 분다' 같은 이소라표 발라드를 기대한 팬들이라면 다소 낯설 법하다. 

타이틀곡 '난 별'이 가장 대중적인 곡이지만, 파이프 오르간으로 출발하는 이 노래 역시 몽환적인 구성 등으로 마냥 만만치 만은 않다. 이 곡을 만든 정지찬은 "이소라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만들었다"면서 "내가 쓴 곡이 아니라 이소라씨 노래로 감상하는 느낌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소라와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한 정지찬은 7집부터 밴드 사운드를 조금씩 추구하기 시작한 그녀에 대해 "어느 순간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며 변화에 대한 힌트를 줬다. "예전 이소라씨 음악이 피아노 발라드였다면 점점 기타에 관심을 쏟더라. 예전부터 밴드 음악을 많이 들었다"고 알렸다. 

이소라는 내로라하는 작사가 중 한 명이다. 6집 '눈썹달' 수록곡 '바람이 분다'는 2011년 시인들이 뽑은 아름다운 대중가요 가사 1위로 꼽히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과거 칼럼에서 "그의 노랫말에 은은히 흐르는 리듬감은 특히 일품이다. 그는 아마도 발라드 장르에서 각운을 배려하는 거의 유일한 작사가일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실제 이번 앨범 수록곡의 가사도 시적으로 뛰어나다. 단순히 사랑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아를 돌아보는 성찰에 대한 내용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모든 일의 처음에 시작된 정직한 마음을 잃어갈 때/ 포기했던 일들을 신념으로 내세울 때"('난 별'), "어린 시절에 슬펐어/ 난 뭘 잘한 게 없었어/ 모든 게 힘들 뿐이었어"('난 포커스') 등 운율을 맞춘 그녀의 가사들은 작가 고종석의 "노래는 시의 오래된 미래"라는 말을 새삼 환기시킨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이 좋은 가사들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이소라의 목소리도 사운드에 묻혀 있다. 정지찬은 "이소라씨가 예전부터 '밴드 할거야'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이번에 악기들의 사운드에 대해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비중을 둔 것 같아요. 이소라씨의 의도된 결과물이죠. 보통 가수는 자신의 사운드(보컬)를 생각하는데, 이소라씨는 전체적인 음악을 더 생각한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대부분 2009년도에 작업한 것들이다. 이소라가 빨리 앨범을 내야 한다면서 급하다고 작곡가들에게 재촉한 곡들이 5년 뒤에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임헌일은 "처음 만든 것이랑 지금 들은 버전이 달라요. 밴드는 사운드의 음악이에요. 멤버들이 같이 만나서 합주를 하고 시너지를 만들죠. 작곡가가 곡을 보내주고 혼자서 작사하는 작업이 쉬운 일이 아닌데 소라 누나는 많은 아이디어를 냈어요. 드럼 패턴도 바뀌었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포인트가 된 거죠. 5년 정도 된 곡이라 식상할 거라 생각했는데 새롭고 신선한 곡이 돼 굉장히 만족해요"라며 즐거워했다. 

이소라와의 작업은 작곡가 스스로도 새로움을 발견하는 계기다. 이한철은 "나는 떠들썩하고 밝은 노래를 만들어왔는데 이소라씨와 작업하면 그 반대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작곡을 하지 않으면서도 앨범을 장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뮤지션"이라고 치켜세웠다. 

[8]은 8일 발매된다. 6월 중 단독 콘서트를 열고 수록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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