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군대를 원상복귀시키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의 타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의 전 세계 수출의 0.11% 및 수입의 0.0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6.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4.8% 감소했으며, 수입도 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9%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2.3억 달러)를 비롯해 합성수지를 수출하고, 사료(2억 달러)와 나프타 등을 수입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2012년 말 기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11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지난 1966년 대우그룹이 자동차 합작생산 등에 투자했으나 현재는 모두 철수했고,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의 판매법인만 있는 상황이다.
우선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IT·전자업계에서는 현재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키고 임직원들의 해당 지역 출장도 제한하는 등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사태가 악화될 경우 안전을 최우선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준비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사전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현지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건설업계에도 타격은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시공 중인 공사는 없으며, 러시아에서는 계룡건설이 주상복합 294가구와 오피스빌딩을 짓는 '하바로프스크 리슈빌 2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계룡건설 사업지는 러시아 오른쪽(아시아권)에 위치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와 거리적으로 멀고, 2차 사업을 진행 중이라 이번 사태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변국에서는 카자흐스탄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발하쉬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폴란드에서 포스코건설이 크라코프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발전사업을, 크림반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터키에서 현대건설과 SK건설이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 공사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멀어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와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로템 큰 영향은 없지만, 사업의 규모나 다양한 혜택 등이 있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프로젝트는 불확실성이 높은 부분이 많아, 이미 지난해 말부터 보류 중인 사업"이라며 "이번 사태가 프로젝트 진행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크림반도 오데사 천연가스복합터미널 건설과 관련한 MOU를 체결한 대우인터내셔널, 최대 수출품인 현대차그룹 등도 이번 사태로 인해 큰 영향을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반적인 신흥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을 재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대 우크라이나 수·출입은 물론 유럽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량 세계 6위로 주요 원자재 시장은 물론 국제 유가, 금융시장 등에 파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국제 원자재 시장과 국제 유가에는 즉각적인 반응이 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적인 밀 생산국가인 탓에 국제 밀 가격이 하루새 5% 가까이 폭등했고, 원유와 금 가격도 2% 이상 급등했습니다.
무협 전략시장연구실 홍정화 수석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무역규모가 연간 10억 달러 내외에 불과해 직접적인 무역손실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료 등 일부 품목의 경우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체 수입선 발굴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유럽의 경기회복을 지연시켜 우리의 대 유럽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