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북한이 3일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 2기를 발사한 것에 대해 국방부가 도발적 행위라며 엄중 경고와 함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다며 유엔에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 요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오늘 오전 6시19분에 원산 일대에서 북동방향 공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이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500여㎞였다”며 “이번 발사는 사전 항행 경보 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비정상적 군사행동으로서 국제항행질서와 민간인 안전에도 심대한 위협을 주는 도발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이처럼 겉으로는 유화적인 평화공세를 취하면서도 무모한 도발적 행위를 병행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엄중히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우리 군은 최근 북한이 연이은 NLL 침범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계속 고조시킴에 따라 한미연합 감시태세를 강화하며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도발 시에는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대비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사거리 500㎞의 미사일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지에 대한 질문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 범주에 들어간다”며 “1874, 2087, 2094호 등의 결의안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는 다 위반으로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결의안은 우리 정부가 수용을 해야 하고 당연히 우리의 일이기도 하다”며 “(북한이 유엔결의안을 위반한데에 따른 제재조치를 정부가 유엔에 요구할 것인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기준에 따른 사정거리 300㎞가 넘는 것은 수출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이번에 발사한 것은 500㎞가 넘기 때문에 MTCR기준 범주에도 넘어서는 것이다”며 “북한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좋지 않은 경력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에서는 이러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모두 다 묶어놓은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표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스커드미사일, 노동미사일과 같은 탄도미사일을 국제적으로 여러 나라에 확산시킨 주범에 해당된다. 북한만큼 많은 탄도미사일을 수출하고 확산시키는 나라는 없다”며“대포동 미사일 등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해 국제적으로 유엔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항행금지구역 선포를 미리 안했을 경우 국제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항행금지구역은 인도적인 문제로 그 구역을 지나가는 항공기나 민간 선박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항행금지구역을 사전에 설정하는 것이 국제적 의무이자 도리”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발사 때도 항행정보 금지구역을 통보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그때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27일에는 북한해역 인근이었고 이번에는 공해상이라 탄도미사일 발사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항행정보에 대해 발표하는 것은 국제적 의무”라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10일 사이에 10발을 발사한 것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최근에는 이번 외에 발사한 적이 없다. 특히 키리졸브 군사연습 기간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1일 300㎜ 방사정포, 27일 200㎞, 3일 500㎞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거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여러 가지 탄도미사일을 다양한 곳에서 사거리를 달리하면서 발사를 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위협을 주려는 의도이자 무력시위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갖고 있는 스커드계열의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이동식 발사형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미리 포착했는지에 대해서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서 지상과 해상을 포함한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통해 포착하고 추적했다”면서“자세한 사항은 극비다. 우리의 정보능력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공개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발사된 미사일이 사거리 700㎞ 이상이라는 지적과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레이더 등으로 추적한 바로는 500㎞ 이상 조금 더 나간 상태다. 앞으로 더 추가 발사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 훈련 때 처음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에 대해서는“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전형적인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로 보인다”며 “키리졸브 및 독수리 훈련 기간 중 발사한 것은 이 기간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도발적인 무력시위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오전 6시19분부터 10여 분간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과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북동쪽으로 발사했다. 군은 이 미사일이 500㎞ 이상 날아간 것으로 분석했으며 사거리로 미뤄볼 때 미사일 종류가 스커드-C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