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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오연석의 행복부자학] 부채와 소비로 쌓아올린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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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평형에 사는 자신보다 훨씬 넓은 40평대의 아파트.
거실엔 고풍스런 앤티크 가구가 나름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고, 아이 친구들과 함께 초대된 엄마들이 자리를 채워 가고 있다. 거실 한쪽에선 이벤트회사에서 준비한 여러 행사 도구들이 막 준비를 마쳤다.
초대된 아이들은 피에로로 분장한 이벤트 회사 직원들과 함께 신나게 놀기 시작했고, 초대한 엄마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다른 부모들과 자신들의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우리 때처럼 엄마들이 일일이 다 준비하고 아이들 노는 것, 먹을 것, 마실 것 등을 준비하며 바쁘게 돌아가던 예전의 그런 생일 파티가 아니었다.

아파트 단지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들이 와서 말한다. “엄마, 우리 아파트는 몇 평이야?”, “엄마, 아빠는 연봉이 얼마야?”, “엄마, 우리 반 친구는 50층 주상복합에 사는데 집이 너무 멋있어. 우리도 거기로 이사 가자.”
이제 겨우 여덟 살 먹은 아이하고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해야 하나 싶다. 어디서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야 하나. 아이에게 그런 건 꼭 중요한 건 아니란다, 이렇게 말문을 열어야 하나? 아니면 네 아빠한테 물어봐 그렇게 답해야 하나, 하긴 엄마 역시 난감하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런 것보다 중요한 인생의 무엇인가가 존재하기는 하나.

며칠 전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의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다녀온 지인의 얘기였다. 그러면서 일상처럼 푸념을 늘어놓는다. “우리도 더 넓은 아파트에 살면 좋겠다.”, “가구 멋있더라.”, “결혼 때 산 가구들은 이제 다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다음번 우리아이 생일 파티는 어떻게 치러야 하나.”등등.

그런데 이런 푸념을 늘어놓는 지인을 보면 남편은 삼성전자의 과장이고, 푸념의 당사자 역시 대기업 의류업체 디자이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서 알뜰하게 저축한 돈으로 그다지 아쉽지 않게 결혼했고, 부채 없이 집을 마련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맞벌이 부부의 연소득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그런데도 지인은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왜소하게 느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문제일까.

친구라도 속사정을 털어놓지 않는 이상 그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는 지인 역시 아이의 생일파티를 멋지게 치러 줄 수 있다.

독자 여러분도 생각해 보라. 우리나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이 제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월급을 저축해서 빚 없이 집을 장만하고, 근사한 차를 몰며, 자녀를 좋은 학교, 부러울 것 없는 사교육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런 꿈 같은 일을 부채없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모로부터 재정지원을 넉넉하게 받는 방법밖에는 없다.

사실 내 지인은 그가 부러워한 이웃의 일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 것 같다.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저축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지인은 저축성향이 매우 높은 편이다. 굳이 빚을 낸다면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 수 있을 것이다. 고급스런 가구와 넓은 집으로 이사갈 수 있을 것이다. 고급스런 가구와 넓은 집 그리고 멋진 생일 파티를 한 집의 사정은 나 역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이해하기 곤란한 화려한 생활들의 속사정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용한 자료들은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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