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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폼 나지만 진중함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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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기연 기자]  ‘문체(스타일)는 그 사람 자신이다’이라는 말을 빌려온다면 영화의 스타일도 감독의 성향에 많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을 테다. 27일 개봉하는 미·독 합작영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이하 ‘모뉴먼츠 맨’)은 딱 감독과 공동각본을 맡은 조지 클루니(53)의 이미지가 겹쳐 보이는 영화다. 뭔가 그 자신처럼 폼은 나지만 유머는 있되 진중함은 부족한 영화가 됐다. 

조지 클루니는 잘생기고 재능있는 배우이자, 연기자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딛고 연출가로서도 굉장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굿나잇 앤 굿럭’(2005)으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고, ‘킹메이커’(2011)도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런데 너무 방심한 탓일까, 그의 입김이 너무 커져 제어하지 못한 걸까, 제작과 주연까지 1인4역을 맡으며 신경이 분산된 때문일까, ‘모뉴먼츠 맨’은 김빠진 맥주처럼 힘없는 영화가 돼버렸다. 

그가 출연했던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처럼 집단주연들의 다양한 활약을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주며 흥겹게 진행되는 방식을 택했는데 짜임새만 헐거워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조지 클루니는 영화계 친분을 이용, 맷 데이먼(44), 케이트 블란쳇(45), 장 뒤자르댕(42), 빌 머레이(64), 존 굿맨(62), 밥 밸러번(69), 휴 보네빌(52) 등 이름값 있는 배우들을 줄줄이 캐스팅했다. 여기에 나치의 박해를 피해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통역병의 사연까지 가세하며 더 산만해진다. 하지만 이들의 비중을 모두 고려하느라 이야기는 기승전결을 잃고 이런 저런 에피소드들의 산발적 나열에 그쳤다. 매 장면 유머를 잃지 않는 접근법도 나쁘다곤 할 순 없지만 전쟁통에 있을만한 진지함과 긴박감이 떨어진다. 

되찾아야할 여러 예술작품 중 이탈리아 밖에 있는 유일한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벨기에 브뤼헤의 성모자상의 행방을 찾는 일을 키포인트로 삼았으나, 이를 제대로 절정으로 끌고 가지 못한다. 골격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채 성기게 살을 붙인 것 같다. 

극중 미술사학자 프랭크 스톡스 역의 조지 클루니가 이런저런 설교를 늘어놓는 것도 영 거슬린다. 감독이자 작가가 주연을 맡으면서 멋있는 말은 다 자기가 하려고 드는 것처럼 보인다. “이건 성공을 기대하고 시작된 작전이 아니다. 국가는 다시 세울 수 있지만 문화유산과 역사를 파괴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것이 된다. 히틀러가 노리는 것을 우리가 막아야한다” 같은 기나긴 대사들이 그렇다. 이보다는 영화 내 흐름을 통해 이들의 의무감과 하려는 일의 중대성을 표현해야했다. 

미국 작가 로버트 M 에드셀(56)의 논픽션 ‘모뉴먼츠 맨: 동맹한 영웅들, 나치 도둑들과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보물찾기’가 원작이다. 2차대전 중 총통미술관을 짓겠다며 점령지에서 500만점 이상의 예술품을 빼돌린 히틀러의 야욕과 맞서 싸우는 기념물 전담부대의 활약을 그렸다.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긴 했지만 캐릭터와 이름은 새롭게 창작했다. 

극중에서는 예술계 관련자들이 짧은 군사훈련을 받고 전장에 투입되는 지라 아무래도 군인정신이 떨어지고 안이하게 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들이 목숨과 맞바꿀 정도로 사명감이 커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한 것도 아쉽다. 작전 수행 중 일부 대원들이 적군에게 사살되기도 하는데 갑작스러운 이들의 죽음이 가지는 의미와 무게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외화 자막의 한계 상 영어, 불어, 독어가 어떤 건지는 조금 구분할 줄 알아야 이해가 쉽다. 극중 프랑스 박물관 큐레이터 클레어 시몬느(케이트 블란쳇)은 독일어를 모르는 척하고 미술품이 실려 가는 곳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는 독일장교와 영어로 대화하는데서 드러난다. 하지만 이 독일인 장교가 퇴각하는 기차를 향해 독어로 외치는 것은 그녀가 독일어를 알고 있었지만 숨기고 있었다는 설정을 드러낸다. 덧붙여 이런저런 미술작품에 대한 지식을 좀 가지고 있다면 좀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여전히 많은 수가 제작되고 있다. 전쟁 중에 일어난 개개인의 사연이 그만큼 다양하고, 비극적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주로 나치의 유태인 박해를 그린 영화들이 대다수다. 올 초에도 이를 소재로 한 ‘클로즈드 시즌: 욕망의 계절’, ‘책도둑’, ‘라이프 오브 시몬’ 등이 줄줄이 국내에 들어왔다. 이가운데 ‘모뉴먼츠 맨’이라는 색다른 전쟁영웅들을 그린 영화가 나왔다는 것은 신선도면에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1944~45년 실화로 시일이 좀 많이 지난후 발굴된 묵은 스토리이긴 하다. 어찌됐든 세계 여기저기서 국지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곤 있지만 1,2차 세계대전이 존재했던 때만큼 비극이 널리 번지지 않은 것만은 다행이라고 할까. 야만의 시대에 일어난 추악한 일들을 생각하면 냉전이 끝난 후 3차 세계대전 얘기가 쏙 들어간 것만 해도 어디냐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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