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 영유아 교육·보육서비스 체계 개선 실무 작업을 담당할 국무총리 소속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추진단(단장 고영선 국무2차장)’이 14일 공식 출범했지만 부처간 이권 다툼, 관련 단체들의 반대 등 난제들이 산적해 향후 활동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추진단은 유치원(3∼5세)과 어린이집(0∼5세)으로 이원화된 유아교육과 보육을 합치는 정책을 실무적으로 맡게 된다. 이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 체계 개선을 우선적으로 내세웠다.
즉시 할 수 있는 과제로는 ▲정보공시(원비, 교사, 특별활동, 급식) 내용 확대, 연계 및 통합 ▲공통평가항목과 평기기준 마련, 유치원 평가와 어린이집 평가인증 연계 ▲재무회계규칙 적용 확대와 공통 적용 항목 개발 등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관리 체계 일원화는 가장 나중에 다룰 것이라는 방침을 제시했다.
교육부 측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유아학교로 통합할 경우 교육부에서 관할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지만 복지부는 특정 부처 중심으로 통합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보통합은 어느 부처가 일원화된 모델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것인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세부적인 방안들을 조율하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과거의 경우 관리 체계 일원화 문제와 관련해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지 못해 유보통합이 실패한 사례가 많다”며 “이번에는 반대로 실무적인 체계 개선을 먼저 실시한 뒤 관리 체계 일원화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보 통합 과정에 있어 관리 체계가 일원화 되지 않을 경우 예산 배분에서부터 지원 업무까지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리체계 일원화 문제는 향후 추진단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또 대학 관련 학과 교수들의 유보통합 반대, 원장 등 유보 관련 단체들의 저항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추진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부처간 이권 다툼’보다 ‘관련 단체의 반대’가 유보 통합을 저해하는 1순위 요소다.
세부적으로는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와 '유치원, 어린이집 연합회'다. 이들은 어느 한쪽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것을 원치 않는 모양새다.
가령 유치원 중심으로 통합될 경우 보육 전공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처우는 유아교육과 교수들 보다 낮아질 수 있다.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유보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 교수들을 중심으로 어린이집 연합회와 유치원 연합회간 지속돼온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들은 유보통합으로 인해 자신들이 손해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외에도 교사 인건비와 처우개선비 조정, 교사양성 자격 조정 등 산적해 있는 난제를 유보통합 추진단이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추진 단장인 고영선 국무2차장은 “영유아가 건강하게 성장·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며 “유·보 서비스 체계 개선의 핵심인 교육·보육의 질을 개선하고 다양성을 살리는 등 학부모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선택의 폭은 넓히고 불편은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