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8 (화)

  • 맑음동두천 -1.3℃
  • 구름많음강릉 3.5℃
  • 구름조금서울 -0.1℃
  • 흐림대전 3.5℃
  • 구름많음대구 3.7℃
  • 구름많음울산 4.0℃
  • 흐림광주 5.2℃
  • 구름많음부산 4.9℃
  • 흐림고창 4.7℃
  • 흐림제주 9.6℃
  • 구름조금강화 -0.6℃
  • 구름많음보은 2.1℃
  • 구름많음금산 2.8℃
  • 흐림강진군 6.6℃
  • 구름많음경주시 3.7℃
  • 구름조금거제 6.2℃
기상청 제공

황동혁 감독, '도가니'이후 3년만에 개봉한 '수상한 그녀'

URL복사
[ 시사뉴스 이기연기자 ] 날카로운 눈매, 게다가 전작이 '도가니'다.

어두운 이면을 파헤쳐 경종을 울린 황동혁(43) 감독은 냉철한 인물이라는 선입관이 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연출 못한다는 말보다 안 웃긴다는 말이 더 싫어요. 이런 게 바로 반전의 묘미죠"라며 웃었다.

'도가니'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 가족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다. 74세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이 스무살 처녀 '오두리'(심은경)의 젊은 몸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쾌한 스토리와 신선한 얼굴, 탄탄한 연출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처음에는 이걸 왜 만드느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도가니' 스태프들과 이 작품을 함께 했는데 대부분 첫 반응이 '왜 이런 영화를 해요?'였죠. 하지만 코미디 영화는 꼭 해보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농담도 많이 하고 웃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보통사람보다 술자리에 가면 헛소리도 많이 하죠. 친한 친구들은 오히려 '도가니'나 '마이 파더'를 만든 걸 이상하게 생각해요."

이어 "나를 위한 힐링 영화"라고 규정했다. '도가니'는 관객 460만명을 모았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 2005년 광주광역시 청각장애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을 토대로 해 '도가니법'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어린 배우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난도 들어야했다.

"너무 힘들었어요. 개봉 후 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피해 학생들을 찾아가는 과도한 취재경쟁도 그렇고, 아이들을 소재로 돈을 벌어먹는다는 안 좋은 시선도 있었고요. 기독교를 왜곡했다는 반응도 그렇고…. 심지어 '사탄설'도 있었어요. 그때 이후로 잠을 깊이 못 자게 됐죠."

황 감독은 "작품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길어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 시간 글을 쓰고, 후반작업까지 한다. 촬영할 때도 감정신에는 같이 예민해진다. 배우도 그렇지만 감독도 촬영 전부터 힘들어진다. 똑같은 감정에 휩싸여 불안해지기도 한다. 더구나 배우들까지 통제하려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졌다. 그래서 꼭 유쾌한 영화를 찍고 싶었다. 쓰면서도 재미있고 아이디어도 많았다. '도가니'보다는 훨씬 즐겁게 촬영한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촬영이 주는 기본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있죠. 하지만 눈을 치켜뜨고 '도가니'를 봤다면 '수상한 그녀'는 마음이 편했어요. '도가니' 보고 너무 힘들어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관객을 위해서라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는 마음이다.

'수상한 그녀'는 아역탤런트 출신 심은경이 원톱 주연으로 나선 영화다. 앞서 '광해, 왕이된 남자' '써니' 등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지만, 주연으로는 모험이었다. 청춘스타도, 누구나 인정할 만한 티켓파워를 지닌 배우도 이 영화에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황 감독은 "이번만큼 뜨거운 배우들과 연기한 적이 없다"면서 "다 1순위 배우들이었어요.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이었고요. 스타캐스팅이라고 생각했는데요?"라고 반문했다.

"따지고 보면 안전한 영화는 없어요. 돈을 아무리 많이 써도 안 되는 작품이 있고, 또 누구나 인정하는 배우가 나온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배우가 인지도가 있으면 도움은 되지만 결국은 영화예요. 잘 만들어져야 손님이 드는 법이죠."

황 감독이 심은경을 더더욱 고집한 이유다. "꽃미녀 스타일의 청춘스타도 아니고, 또 원톱으로 주연해본 적도 없는 배우지만 심은경을 믿었다"는 것이다. "은경이가 아역일 때부터 눈여겨봤다. 처음 시나리오에는 주인공이 섹시미녀였는데 재미있게 수정하다 보니 은경이가 떠올랐다. 순발력도 뛰어나고 감정도 풍부한 친구다. 연기력만 보면 20대 여배우 중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황 감독은 "코미디를 끝냈으니 다른 장르에 도전해야죠"라고 전했다. "같은 장르는 매력이 없어요, 또 힐링이 필요하면 그때 다시 코미디로 돌아오겠죠"라며 여지는 남겼다. 

관객들에게도 한 마디 던졌다. "'도가니'때 팝콘을 못 드신 관객들, 이번에는 맛있게 드시면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정부 첫 남북회담 공식 제안...국방부 “군사분계선 기준선 논의하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방부가 북한에 남북회담을 개최해 군사분계선 기준선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남북회담 공식 제안이다. 국방부 김홍철 국방정책실 실장은 17일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관련 회담 제안을 위한 담화’를 발표해 “우리 군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해 군사분계선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구체적인 회담 일정,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사적 신뢰 회복을 위한 제안에 대해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 제안에 대해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은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경고 방송, 경고 사격을 통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퇴거토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철 실장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과 절차에 따

경제

더보기
김정관, 3500억불 한미 투자 양해각서에 “비준 의무 없고 받으면 우리 손발 묶어”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미 관세협상 최종 합의와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 서명이 이뤄진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는 법적인 의무가 없고 비준 동의를 받는 것이 오히려 자충수임을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7일 재단법인 CBS(Christian Broadcasting System, 기독교방송)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 국회 비준 동의에 대해 “(조약이 아니라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비준은 안 받아도 된다”며 “비준을 한다는 것은 권투 선수가 링에 올라가는데 저쪽은 자유롭게 하는데 우리 손발을 묶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비준을 받으면 저희가 반드시 지켜야 되는 국내 법적 효력을 갖는다”라며 “예를 들어 5대 5로 배분한다는 내용들이 제가 제일 아쉬워하는 부분들이다. 그런 부분들을 앞으로 협상을 하면서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비준을 한다는 것은 5 대 5를 딱 지키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재정적인 부담은 저희가 특별법을 만들어 국회의 동의를 충분히 거칠 것이다”라며 “(관세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전쟁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와 희망의 잔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임란, 삼백 감꽃’을 펴냈다. 역사의 한 페이지가 인간의 숨결로 되살아날 때, 우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오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임란, 삼백 감꽃’은 임진왜란의 작원관 전투를 배경으로, ‘삼백 용사’의 숨결을 따라 조선의 절박한 항전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역사 판타지 소설이다. 작가 이준영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강의하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고대 스파르타의 테르모필라이 전투와 조선의 작원관 전투를 한 축으로 잇는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작원관의 벼랑 끝에서 싸운 삼백 용사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다. 그것은 신념과 두려움, 희생과 연대가 교차하는 인간의 초상이며, 한 시대를 지탱한 마음의 기록이다. 작품 속 아몽 군관과 소년 민기의 여정은 전장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인간이 끝내 지키려 한 ‘꿈’과 ‘사랑’을 상징한다. 전투의 비명과 침묵 사이에서 울려 퍼지는 감꽃의 이미지는, 피와 흙, 그리고 희망이 어우러진 시대의 숨결을 떠올리게 한다. 이준영 작가는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을 교차시키며,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사를 완성한다. 액자식 구조와 꿈의 장치를 통해, 독자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