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대출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뜯어낸 중국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송금한 국내 인출책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국내 인출책 김모(25)씨 등 9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인출책 정모(20)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대출기관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권모(56)씨 등 피해자 65명이 보낸 4억1000만원을 찾아 중국 총책이 정해준 계좌로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유명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에 현혹돼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하루 인출 금액의 1.5%를 수수료로 받기로 하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에 검거되면 현금을 압수당할 것을 우려해 인출 즉시 자신들의 명의 계좌로 입금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인출책이 돈을 송금하면 중국에 있는 공범은 국내에서 중국으로 의류나 화장품 등을 수출하는 자영업자들이 계좌로 다시 입금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며“아르바이트를 구할 때는 당사자를 직접 만나서 근무시간이나 근무여건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