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철도파업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등 지도부 11명이 14일 오후 5시10분께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건물을 나와 경찰에 자진출석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경찰 자진출석에 앞서 “철도조합의 철도민영화 반대 투쟁에 함께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맙다. 또 23일간의 기나긴 시간 동안 국민 철도를 지키고 철도민영화 막기 위해 함께해주신 조합원 여러분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노동자들은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해, 국민 철도를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꼭 잡은 손 놓지 않고 변함없고 끊임없이 모든 여력을 다 하겠다”며 “경찰 출두 이후에도 철도파업의 정당성과 철도 민영화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지도부 13명 전원이 경찰에 자진출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 11명은 오전 11시20분께 민주노총 건물 밖으로 나와 민주노총 집회에 참가한 뒤 대기 중인 경찰차량에 탑승해 경찰에 자진출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면서 김 위원장 등 지도부는 민주노총 건물 안으로 5분 만에 다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원들의 극렬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철도노조는 “민주노총 건물을 에워싸고 있는 경찰병력을 철수하지 않을 시 경찰에 자진출석하지 않겠다”면서“대기 중인 경찰 호송차로 경찰의 강제없이 스스로 걸어가 탑승하겠다”고 요구했다.
경찰과 철도노조의 극명한 입장 차이는 설훈 민주당 의원과 박원석 민주당 의원 등의 중재로 6시간 동안의 진통 끝에 일단락 됐다. 철도노조 지도부 11명은 직접 걸어가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들 11명의 지도부 외에 민주당사와 조계사에 은신 중이던 최은철 사무처장과 박태만 수석부위원장도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4시25분께 각각 용산경찰서로 자진출석했다.
이로써 철도파업과 관련된 체포대상자 35명의 노조 지도부는 모두 경찰에 검거되거나 자진출두했다.
앞서 법원은 자진출석 의사를 밝힌 8명의 철도노조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으며, 구속된 2명에 대해선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다. 현재까지 철도파업으로 인해 구속된 노조원은 없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철도파업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투쟁이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억지 불법몰이로 탄압하고 징계하는 잘못된 전례는 더이상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 법정에 서서 이를 당당하게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아있는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들이 자진출석을 선택한 것은 지난 노사간 갈등으로 인한 모든 부담을 저희들이 책임지고 안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 지도부 공백의 대책 마련에 대해선 “저희들이 출두한 직후에 공개적으로 철도노조를 운영하고 이후 활동을 지휘할 제2선 지도부가 곧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