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경찰청은 9일 경찰청 홍보담당관 김규현 총경을 비롯한 23명에 대한 경무관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승진예정자 23명 중 경찰청 본청과 서울경찰청 소속이 19명이고, 경찰대 출신이 14명에 달해 고질적인 '편중인사'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승진 예정자에는 경찰청 신현택 강력범죄수사과장, 민갑룡 기획조정담당관, 서울경찰청 배용주 형사과장, 이철구 수사과장, 송갑수 경비1과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경찰서장 중에서는 서울 강남경찰서 김기출 서장과 영등포서 남병근 서장, 부산 해운대경찰서 정창학 서장이 승진 예정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사 이하 출신으로는 김해경 경찰청 보안과장과 서울경찰청 박운대 청문감사담당관이 각각 승진 예정됐다. 김해경 보안과장은 유일한 여성승진자이기도하다.
◆지연된 경무관 인사, 뒷말 무성
이번 인사과정에서는 외압 등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 등의'청탁'이 줄을 이어 예정된 경무관 인사가 취소되고 재논의를 거치는 등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까지 들린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의 갈등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3일로 예정됐던 경무관 인사발표는 일주일이나 뒤로 미뤄지게 됐으며 경찰청은 경무관 전보인사와 후속 총경인사 등을 빠르게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전보 인사를 따로 발표하거나, 곧바로 총경인사까지 발표하는 일은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그만큼 경무관 인사가 지연됐었다는 이야기다.
이번 인사에서는 일선 경찰서장 출신 경무관이 3명이나 탄생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통상 일선 경찰서장 총경의 경무관 승진은 1~2명에 그쳐왔다.
또 네번째 여성 경무관으로 김해경 경찰청 보안과장이 이름을 올린 것도 화제다. 김 과장이 첫 여성 치안정감에 오른 이금형 부산경찰청장에 이어 '여풍'을 잇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고위직, 경찰대-본청·서울청 독식은 '여전'
고질적인 특정 출신과 지역편중은 그대로였다. 경무관 등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지방이 '홀대' 받고 경찰대 출신이 우대받고 있다는 지적은 그동안 수차례 있어왔다.
이번 인사의 경무관 승진자 예정자의 소속은 서울경찰청 10명, 경찰청 9명, 경기 1명, 부산 1명, 경북 1명, 전남 1명이다. 승진예정자의 입직 경로는 경찰대 출신이 14명으로 가장 많고, 간부후보생 6명, 경사 이하 2명, 고시 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성효 의원은 최근 5년간 경무관 승진자 72명이 대부분 경찰청 본청과 서울청 소속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무관 승진자 72명을 분석한 결과 본청 39명(54.1%), 서울 24명(33.3%)이며 지방청에서는 부산(3명), 대구(2명)를 제외한 경기, 충북, 광주, 경남이 각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대 출신 승진 예정자가 14명, 간부후보생이 6명으로 전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전체 경찰 중 경찰대 출신은 약 2.8%, 간부후보생 출신은 1.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위직을 독점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은 매년 반복돼왔다. 국정감사의 단골메뉴로 올라오는 상황이다. 2012년에도 행정안정위 국감에서 고위 간부의 경찰대 출신 독식에대한 질타가 이어진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승진에 있어서는 능력과 자질을 최우선 기준으로 지역, 입직 등의 균형을 두루 고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