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민주노총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철도 민영화 시도를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각종 시민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10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집회인 것으로 보인다. 집회 현장에서는 경찰에게 ‘안녕하냐’ 안부를 묻는 스티커가 붙는가 하면 휴대전화로 즉석 ‘투쟁성금’이 모금됐다. 서울광장 인근을 원천 봉쇄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간에 크고작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 안녕들 하십니까’
전경 버스와 폴리스라인이 집회 현장 인근인 대한문 맞은편 인도를 에워쌌다. 빈틈없이 일렬로 늘어선 전경 버스에 ‘안녕들하십니까’라고 적혀있는 노란색 원형 스티커가 붙었다.
한 스티커는 ‘경찰’이라는 글자 옆에 붙어 있어 ‘경찰 안녕하십니까’라도 연상됐다.
또다른 스티커는‘POLICE’(폴리스) 중 알파벳 'O'를 대체했다. 그 옆을 지나던 시민들은 전경 버스에 붙은 ‘안녕들하십니까’ 스티커를 가리키며 웃고 사진을 찍었다.
◆김명환 위원장, 생중계 투쟁사 수차례 끊겨 ‘전화 연결’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투쟁발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현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을 검거하기 위한 경찰들의 움직임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대신 생중계로 투쟁발언을 하며 투쟁의 의지를 고취시켰다. 하지만 의지만큼 생중계는 원활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이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지 2분도 안돼 영상이 끊겼다. 몇 분 뒤 다시 생중계를 시도했으나 또 다시 화면이 멈췄다.
결국 김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한 지 5여분만에 생중계는 중단됐다. 현장 조합원들의 결의문 낭독 후 시도한 '전화연결'로 김 위원장의 투쟁사는 마무리됐다.
집회중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조합원들이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즉석에서 투쟁 성금을 모금하기 위해서였다. 사회자가 “통화를 누르고 5초만 기다리면 우리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 뒤 성금 모금 ARS 번호를 불렀다.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현장에서 즉석 모금이 진행됐다. ARS 1회에 2000원의 성금이 모아진다.
◆경찰, 삼성 본관 앞 등 시위대 강제 해산 나서
민주노총이 주최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이 광화문과 종로, 세종로 일대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가운데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일부 참가자들은 광화문 4거리와 세종로, 삼성본관 앞, 남대문, 대한문 앞 등 도로를 점거하고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오후 7시께까지 이들을 상대로 자진 해산을 요구하는 방송을 3차에 걸쳐 내보낸 뒤 선별적으로 검거를 시작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는 크고 작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을 벌였지만 현재까지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금속노조 조합원 등 350여명이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이를 차단하면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을 다시 진입했다는 소문이 트위터 등을 통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속노조 조합원과 대학생들이 경향신문사 건물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았다”며 “경찰은 현재 민주노총 본부에 경찰력을 투입한 사실이 없으며 오늘 진입 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