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최은철 사무처장이 27일 민주당사로 잠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오후 1시경 철도노조 최은철 사무처장과 철도노조 해고자 1명 등 2명이 여의도 민주당사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최 사무처장 등은 민주당사로 들어가 신분을 밝히며 방문 취지를 밝혔다. 당초 최 사무처장과 홍선표 철도노조 조합원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조합원 1명과 함께 민주당사에 들어갔지만 해당 조합원은 곧 당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는 최 사무처장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 처장과 홍 조합원은 이용득 최고위원과 당 공공부문민영화저지특위 위원장인 설훈 의원,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최원식 의원 등과 만나 “수서발 KTX자회사를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 약속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대화와 타협으로 철도파업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민주당과 정치권이 나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을 마친 설훈 위원장은 김한길 대표에게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이 당사에 들어온 이상 이들을 거리로 내몰 수는 없다. 이들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볼 것”이라고 향후 방침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 22일 경찰 민주노총 본부 진입 당시 도피했던 철도노조 내 서열 1·2·3인자가 각기 다른 장소에 머물게 됐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본부에 복귀했고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조계사에, 최 사무처장은 민주당에 머물게 됐다. 김 위원장이 민주노총에서 지휘부 역할을 하고 나머지 두 인사가 각각 종교계·정치권과 연계되는 형국이다.
이후 최 처장은 이날 4시께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회가 책임지지 못하면 파국을 면할 길이 없다”며“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길 요구하는 마음으로 민주당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서발 KTX 면허 발급 중단, 여야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기구, 국회 소위 등 철도노조와 시민사회, 대다수 국민의 요구가 하루속히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철도 민영화 반대라는 국민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국회의 실질적 역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최 사무처장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최 사무처장을 향해 “현 사태를 조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해야 할 철도노조 지도부가 문제 해결은 뒷전으로 한 채 민주노총과 종교계에 이어 정당 당사까지 잠입해 정쟁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철도파업을 정쟁으로 부각시키려는 철도노조의 낡고 무책임한 정치적 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민주당을 겨냥해서도 “최 사무처장의 진입을 묵인하는 것은 싸움을 말리고 갈등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모습”이라며 “만일 민주당이 철도노조 사무처장의 은신을 계속 두둔한다면 철도노조 뒤에 숨어 의도적으로 반정부 노선을 구축하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