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조계사로 몸을 숨긴 박태만(55)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은신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25일 오후 6시30분께 기자회견을 열어 “종교계 어른들이 나서서 철도 민영화 문제 해결에 중재 나서달라는 간곡한 심정으로 (조계사에)들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24일 오후 8시10분께 조계사의 허락 없이 들어온 것에 대해 조계사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갈 수 있는 곳은 조계사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대화에 나서라고 해도 귀를 막는 정부에 대해서는 종교계 어른들이 나서달라”며 “사회적 갈등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다음은 박 수석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다른 지도부와 연락되나?
“연락되고 있다. 저희 위원장도 조만간 공개된 장소에서 대화의 시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위원장이 모습 드러내는 거에 대해서는 아무 조건 없다. 필요하다고 여기는 시간과 국민이 원하는 장소에 나타나서 대화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본부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나?
“아시다시피 지금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다.”
-불교계 등 종교계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허락없이 조계사 경내 들어와서 많은 분들한테 불편 끼친 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불자님들하고 조계사 관계하신 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건 하나다. 이제 종교계가 나서서 파국으로 치닫는 철도 민영화 해결을 위해 머리 맞대야 하지 않겠나. 중재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조계사를 택한 이유는 어릴적 부터 불교계하고 인연도 있고 해서 여기 조계사 들어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끌렸다. 다른 종교 관계자와 상의하거나 전화한 적은 없다.”
-조계사에 언제까지 머물건가?
“단정지어 말씀드릴 수 없다. 죄송하다.”
-28일까지 머물건가?
“조계사에 거취 관련해 부탁을 드린 상황이다. 어렵게 여기 왔기 때문에 조계사와 조계종에 다시 부탁 드리는 걸로 하겠다. 집회 참석 문제는 별도로 말씀드리겠다.”
-다른 노조원들도 앞으로 나와 달라?
“경찰 때문에 여기 머물고 있는 나머지 노조원 얼굴은 공개하기 어렵겠다.”
-불편 느끼는 신도들도 있는데?
“불편 느끼는 분들에게는 거듭 사과의 말씀 드린다.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갈 곳이라고는, 기댈 곳이라고는 여기밖에 없다. 아침에 만난 보살님 중 꾸짖는 분들도 계셨지만 손을 잡고 응원한다는 분들도 계셨다.”
“(철도노조 홍보팀장)다른 종교 분도 오셔서 철도 민영화 해결에 다른 종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전체 종교계에 호소를 드리고 철도의 갈등과 파업상황들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