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KT 계열 사옥과 임직원 자택 등 모두 8곳을 추가 압수수색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밤 11시께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KT 분당, 광화문, 서초 사옥을 비롯해 김홍진 G&E부문 사장, 김일영 사장, 권모 비서실장 자택 등에 수사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보고서, 재무·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석채 KT 회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 증거자료를 보강 수집하는 차원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스마트몰(SMRT Mall) 사업을 강행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현 주식회사 KT OIC)과 '㈜사이버MBA'를 KT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에 손실을 끼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KT가 2010~2012년 일부 사옥을 시세보다 헐값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부당한 지시나 개입으로 회사 측에 피해를 끼친 사실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KT는 사옥 39곳을 특정펀드에 감정가의 75%만 받고 넘겨 회사와 투자자에 869억원의 손실을 떠안겼고, 당시 매각한 사옥에 대해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었지만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회장의 비자금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황을 잡고 추가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회장의 측근 임원 명의로 된 통장에서 거액의 뭉칫돈을 발견하고 경영지원실 직원 등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추가로 압수한 자료물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관련 임직원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주요 임직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 회장도 이번달 중으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 사업차 아프리카에 출장 중인 이 회장은 이번 주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KT 본사와 서울 서초·광화문사옥, KT OIC, 이 회장 자택 등 16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이석채 KT회장을 스마트애드몰사업,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 사업, 사이버 엠비에이 사업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지난달 10일 참여연대·전국언론노조는 KT 사옥을 시세보다 싼 값에 매각해 회사와 투자자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이 회장을 추가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