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지난달 30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물러나자 차기 장관 인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재망이 그다지 넓지 않다는 데서 예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거론됐던 인사를 중심으로 조심스레 한두 명의 이름이 얹어지는 모습.
우선 세수 부족과 복지공약 후퇴 논란 속에서 기초연금, 4대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등 현안을 해결할 ‘정치·경제통’이 올 가능성이 높게 제기됐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안 의원은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위원을 맡던 때부터 복지부 장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부터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의지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이라는 배경도 하마평의 앞자리를 차지하게 한다.
그외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경제 전문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기초연금 정부안과 보육문제에 밝은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등이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더이상 장관을 뽑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신뢰하던 진 전(前)장관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정치적 소신 운운하며 등을 돌렸기 때문. 이에 복지 정책을 잘 이해하하면서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헤아릴 수 있는 관료출신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한 정계 관계자는“믿었던 진 장관이 그렇게 나가버렸는데 다시 정치인을 그 자리에 세운다는 것은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라며 “'박심(朴心)'을 잘 읽을 수 있고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관료출신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기초연금 대국민설명회 때 존재감을 드러낸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 수석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 진 전 장관 시절 복지부 차관으로 지내다 지난 8월 고용복지 수석에 깜짝 발탁됐다. 지난달 29일에는 기초연금 대국민 설명회에 나서며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한 기초연금 정부안을 관철시킬 수 있을 만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성과 조직 장악을 위해 전격적으로 이영찬 차관을 장관에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 진 전 장관의 일로 청와대와 복지부가 묘한 대립구도에 놓인 상황에서는 힘든 시나리오.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극비리에 깜짝 인사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월 장관 및 청와대 인선을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임명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카드다. 김 이사장은 복지부의 전신인 보건사회부에서 의료보험국장, 국민연금국장 등을 거치며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에 정통한 인물.
장관 후보로 오르내렸던 적은 없지만 자기 생각이 뚜렷하면서도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박 대통령과 잘 맞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 차관이 장관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오는 14일 있을 국정감사에서도 이 차관이 나설 예정이다. 인사검증과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연말 이후에나 차기 장관 인선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