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여성 실종사건'의 실마리를 풀 것으로 기대했던 블랙박스 영상이 결국 복원되지 못해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전북 군산경찰서는 2일 "지워진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하기 위해 해당 업체에 의뢰했지만, '복원 불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블랙박스 영상에 어느정도 희망을 걸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밝혔다.
실종된 여성과 용의자로 지목된 현직 경찰관의 행적이 묘연한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블랙박스 영상마저 복원이 어렵게되자 경찰 수사는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워진 블랙박스 영상을 이번 사건을 풀 핵심열쇠로 봤었다.
실제 경찰은 지난달 24일 '경찰관을 만난다'며 나간 이모(39·여)씨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다음날인 25일 군산경찰서 소속 정모(40) 경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와 함께 경찰은 정 경사의 차량인 쏘렌토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회수, 검토작업을 벌였다.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영상 일부분이 지워진 것을 확인해 복원작업을 벌였고 뜻하지 않은 장면을 포착했다.
어두컴컴해 신원이 정확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삽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이 담겨있었고 차량이 농로 등을 계속 돌아다닌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 단서가 될 30분가량의 영상은 복원하지 못했었다.
당시 경찰이 복원한 블랙박스 영상은 실종당일인 24일 오후 8시37분부터 약1시간 분량.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오후 8시부터 30분가량의 영상은 복원하지 못했던 것.
이에 경찰은 실종된 여성이 집에서 나간 시각이 당일 오후 7시56분인 상황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정 경사를 만났다면 복원되지 않은 30분 안에 모든 정황이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전 군산시 대야면 검문소 인근에서 실종 된 이씨의 옷이 발견됐다.
현장에는 옷(상·하의)과 속옷·타월 등 6점이 버려져 있었고 경찰이 확인한 결과 모두 실종된 이씨의 옷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타월의 경우, 정 경사가 자신의 목에 걸고 다녔던 타월과 동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신발은 없었고 이씨의 옷에서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경찰이 발견한 옷은 이씨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