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대담해지고 흉포화하고 있다. 과거 청소년 범죄가 주로 단순 절도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살인이나 강간, 강도, 방화 등 흉악 범죄까지 넘나들고 있다.
10대 청소년 범죄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로 범행 수법도 잔인해지고 있다. 게다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무감각해지고 있어 '범죄의 늪'에 빠진 청소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10대들의 범죄에 비춰볼 때 이제는 '겁 없는 10대'가 아닌 '잔인한 10대'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하면서 청소년 범죄자 검거와 관리에 사회적 비용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 10대 청소년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평소에 알고 지낸 10대 여학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하려다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자신의 집 장롱에 보관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미성년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심모(19)군 살인 및 시체 유기 등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심군 지난 8일 저녁 8시30분께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모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17)양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심군은 김양의 시신을 엽기적인 방법으로 훼손한 뒤 일부를 모텔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일부는 자신의 집 장롱 안에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군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성폭행 사실을 신고할까봐 두려워 살해했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연쇄 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고 따라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심군은 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김양의 부모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이날 새벽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군은 전과는 물론 정신 병력도 없고, 당시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용인 10대 살인마 범행 뒤 심경 SNS로 중계
“죄책감도, 슬픔도, 분노도 없었다.” “난 지옥에 가고 싶었다. 벌 달게 받죠.” “내 눈을 똑바로 쳐다 본 당신의 용기를 높게 삽니다.”
알고 지내던 10대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심모군이 범행 뒤 자신의 SNS상에 남긴 글들이다. 심군은 범행 뒤 자신의 심경 변화를 그대로 SNS상으로 옮겼다.
경찰에 따르면 심군은 범행 뒤 범행과 관련해 4건의 글을 게시했다.
첫번째 글은 지난 9일 오후 3시29분께 자신의 SNS에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 없어졌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아주 짧은 미소만이 날 반겼다. 오늘 이 피비릿내에 묻혀 잠들어야겠다”고 남겼다.
3분 뒤 심군은 “난 오늘 개XX가 돼 보고 싶었다. 개XX만 할수 있더라. 그래 난 오늘 개XX였어”라며 자조 섞인 글도 썼다.
이 글은 용인시 기흥구 모텔에서 밤새 김모(17)양의 시신을 훼손한 뒤 모텔을 나선지 1시간여 만에 게시된 것으로, 집 옆에 있는 컨테이너 안 장롱 속에 김양의 시신을 유기하고 곧장 올린 글로 추정된다.
첫번째 글을 올린 지 9분 뒤에는 숨진 김양을 조롱하는 듯한 글도 담았다.
“활활 재가 되어 날아가세요. 당신에게 악감정도, 좋은 감정도 없었다. 날 미워하세요. 난 지옥에 가고 싶었어요. 난 오늘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으니 지옥가서 벌 달게 받죠....”
그는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나에 대한 실망이 참 크겠지만, 그래 난 미운 놈이야. 편하게 가자”라고 마지막 글을 남고 5시간여 뒤인 10일 오전 0시30분 경찰에 자수했다.
심군이 남긴 글은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심군의 실명과 얼굴사진, 출신 학교 등까지 공개됐고, “사이코패스” 등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폭력적인 대중문화가 '흉포한 10대' 키워”
10대 청소년들의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흉악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청소년들의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의 범죄가 날로 집단화 흉포화 되고 있는데도 범행을 저지른 10대 청소년들은 별다른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정과 일선 학교에서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등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이 폭력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원인 중 하나는 영화나 TV, 뉴스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를 통해 폭력적이고 잔인한 사건을 많이 접해 민감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주요한 해결책은 교육”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어 교육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낼 수 있는 교육여건을 갖춰야 10대들의 잔인한 강력 범죄를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