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CJ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CJ그룹 해외 법인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한 차례 출석에 불응한 CJ그룹 중국법인 임원 김모씨에게 소환을 재통보 했다고 10일 밝혔다.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경복고 동기인 김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4년까지 이 회장의 초기 비자금을 맡아 관리해 온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CJ글로벌 홀딩스 신모(57·구속) 부사장과 이모 재무팀장의 전임자로서 이 회장의 비자금 규모와 용처, 운용방법 등을 상세히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씨에게 검찰 조사에 응할 것을 종용하고 있지만 김씨는 2004년 12월 중국총괄부사장으로 발령이 난 뒤 내부 직원들도 소식을 알 수 없을 만큼 행적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법인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과 함께 김씨가 다른 근무지에서 근무하며 알게 된 정보도 함께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미 해외에 체류 중이던 홍콩, 중국, 일본 등 해외 법인장 3~4명 중 전·현직 일본 법인장 2명을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신 부사장을 지난 8일 구속해 비자금 규모와 탈세 수법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이들 해외 법인장들이 이 회장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관리·운용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나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역외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해외 현지에서 개설된 차명계좌로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가장 한 다음 자사주 매입을 하면서 세금을 포탈하거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외법인에 근무하는 핵심 임원들의 진술에 따라 이 회장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 회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CJ그룹 임직원들을 여러 번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사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이들을 상대로 더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이 1998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CJ그룹의 전신인 제일제당의 부회장과 회장으로 재직하며 주요 상품 거래 내역 등 회계 장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700억원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