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3차 차기전투기(FX) 사업의 후보업체인 미국 보잉의 비공식 에이전트 업체를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기무사 수사관들이 지난 25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F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F사는 보잉사의 F-15K가 선정된 지난 1~2차 차기전투기 사업 때 보잉사 에이전트를 맡았다. 이번 3차 사업 때는 정부가 에이전트를 완전히 배제함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보잉사와 아무런 계약을 맺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는 또 국정원으로부터 F사가 ‘차기 전투기 사업 기밀유출 의혹'’외에도 AH-X 관련 기밀을 빼돌렸다는 첩보를 입수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AH-X뿐만 아니라 F-X 관련 기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록히드 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대상으로 3차 기종 선정을 위한 평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6월까지 3차 차기전투기 사업 기종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수사로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이번 수사에서 보잉과 F사의 연관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보잉은 이번 사업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실제 2002년 차기전투기 1차 사업 때도 기종 선정을 앞두고 기무사가 후보업체였던 프랑스 다소사의 국내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라팔은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