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20일 홍사덕(69)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선거사무실과 자택, 홍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인물로 지목된 진모(57)씨가 운영하는 H업체 등 4~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인의동에 위치한 홍 전 의원의 선거사무실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진 회장의 경남 합천군 H업체 사무실과 자택에 대해서도 동시 압수수색하고, 입출금 내역이 담긴 거래장부와 회계자료 등을 입수했다.
홍 전 의원은 지난 3월2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진 회장으로부터 중국산 담배 상자에 담긴 현금 5000만원을 측근을 통해 건네받고,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는 자택에 택배로 배달된 한우 소고기 선물세트에 들어있는 현금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가 짙다.
진 회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금품제공 혐의로 홍 전 의원과 함께 고발됐으며, 홍 전 의원이 사업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오래 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선관위가 제출한 기초자료와 증거물과는 별도로 수사에 필요한 정황증거를 보강 수집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홍 전 의원과 진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과 통화·문자 송수신내역 분석 작업 등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까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초 홍 전 의원과 진 회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전날 진 회장의 운전기사 고모(52)씨와 선관위관계자 1명을 소환해 제보내용의 신빙성 여부와 고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고씨는 검찰에서 지난 3월 진씨의 지시를 받고 중국산 선물용 담배상자에 5만원권 지폐로 총 5000만원을 넣어 홍 전 의원 선거사무실에서 측근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 한우 소고기 선물박스의 얼음주머니를 뺀 여유공간에 500만원을 넣어 홍 전 의원 자택에 택배로 배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선물박스의 운송장을 찍은 사진 등이 관련 증거물로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진 회장이 5000만원을 전달할 당시 홍 전 의원의 비서관 출신인 이모씨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진 회장이 홍 전 의원의 서울 선거사무실로 상경하는 과정에서 이씨를 태워 돈을 건넨 경위나 자금 실체 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고씨는 선관위 조사에서도 "진 회장이 홍 전 의원을 만나러 서울로 가는 차 안에서 이씨에게 돈이 든 담배상자를 보여주면서 5000만원이라고 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