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공천 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4일 인터넷방송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구속)씨가 공천 희망자 3명으로부터 받은 돈을 송금한 계좌주들에 대한 본격 소환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양씨가 관리한 회사법인 명의의 계좌에서 양씨의 회사 직원의 계좌로 수억원이 흘러가 현금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확보하고 전날 해당 계좌 주인인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돈을 송금받게 된 경위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A씨의 계좌가 양씨에게서 제3자에게 돈이 건너가기 전 중간단계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정치권 등으로 흘러갔는지 여부 등 정확한 용처를 파악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날 양씨와 거래한 횟수가 잦거나 돈이 건너간 액수가 큰 다른 계좌주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지난 4·11 총선을 전후로 양씨의 계좌에서 수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는 돈이 흘러간 노혜경(55) 전 노사모 대표에게도 소환을 통보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1차 계좌추적을 통해 양씨의 회사법인 계좌 5개에서 전국 각 금융기관 지점의 수십개 계좌로 흘러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계좌에서 다시 빠져나간 계좌에 대해 2차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2차 계좌추적 결과는 이번 주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을 바탕으로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날부터 계좌주들을 소환하고 2차 계좌추적을 시작했다"며 "돈이 다시 빠져나간 부분이 있다면 3차 계좌추적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양씨에게 공천 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넨 부산 시행업체 F사 대표 정일수(53·구속)씨가 공천 탈락 직후 양씨와 다른 공천 희망자 2명과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 3~4개를 입수해 분석했다.
녹음 파일에는 정씨가 공천 탈락 이후 양씨 등과 대책을 논의하기 만난 자리에서 불만을 토로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화 중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이 오갔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