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10일 저축은행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김희중(44)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8월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평소 친분이 있던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영업정지 무마 청탁과 함께 사례비 명목으로 3차례에 걸쳐 1억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 전 실장은 지난해 8월 임 회장으로부터 "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경영진단 및 부문검사와 관련해 금융감독당국 관계자에게 부탁해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한 검사기준을 완화해주고, 향후 영업정지를 받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와 함께 5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같은 취지로 지난해 9월 1억원, 지난 1월 300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임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퇴출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토대로 계좌추적과 통화기록 분석 등을 통해 뇌물이 오간 단서를 확보했다.
합수단은 또 김 전 실장이 솔로몬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금융당국에 청탁한 사실도 확인했다"며 "앞으로 재판에서 이 부분에 대한 관련자료를 제출하고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997년 당시 이명박 신한국당 국회의원의 비서관을 시작으로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의전비서관으로 대통령 당선 후에는 인수위 시절 일정담당 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근무하며 15년간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그는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달 13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달 21일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뒤 같은 달 24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