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근절과 검찰 체질개선 등을 강조했던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번에는 18대 대통령선거 선거사범에 대해 엄정 수사 방침을 내세웠다.
한 총장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18대 대통령 선거가 공명선거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선거사범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18대 대통령 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게 치러지도록 선거 초반부터 수사 인력과 조직을 정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거사범에 대해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겠다"며 "소속 정당·지위를 불문,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정부패 척결과 국민 인권보호, 청렴한 검찰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 총장은 "부정부패에 대해 성역 없이 수사해 사정중추기관으로서의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권력형 비리, 토착비리, 교육비리도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민 인권 보호와 관련해선 "수사지휘권은 국민 인권과 직결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행사하되 일선 경찰을 존중·배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그동안 첨예하게 갈등을 빚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을 존중하겠다고 하면서도 우회적으로 검찰의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총장은 이어 새로운 검찰문화 정착을 위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춘 검찰권 행사로 국민 신뢰를 높이고, 내부 감찰과 교육을 통해 조직의 청렴성을 제고하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죽을 각오로 싸우면 살 것'이라는 뜻의 '필사즉생'(必死則生)을 언급, "검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역량은 결국 인재양성 여부에 달렸다"며 젊은 검사들을 향해 "사즉생은 '헝그리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몰입'에서 나온다. 업무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경제도 복잡해지고 있는데 정의가 이것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분야의 정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 총장은 지난해 8월11일 제38대 검찰총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병역면제, 부동산투기, 스폰서 의혹 등이 일어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 자리잡았고 취임사에서 밝힌 ▲부정부패 근절 ▲종북좌익세력 척결 ▲검찰 체질개선 등 3대 과제를 지난 1년여간 적극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비리, 양재 복합물류단지 사업 인허가 비리,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매수 사건,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사건, 북한 225국 연계 지하당 '왕재산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77) 전 의원과 '대통령 멘토'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 '왕차관'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정·재계 인사를 구속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반면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과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BBK 가짜편지 등 사건에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못해 '꼬리자르기 수사', '부실·축소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