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당시 'BBK 기획입국설'의 단초가 된 '가짜편지'를 작성한 신명(51·치과의사)씨가 13일 "편지를 기획한 감독은 은진수"라며 '배후가 없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반박했다.
신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양승덕(59·경희대 생활관 행정부처장)씨가 대선 과정에서 공을 세우기 위해 스스로 기획했다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해 "양씨 혼자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 편지를 쓸만한 사람은 은진수씨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간 신씨는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의 손위 동서 신기옥 대한적십자사 경북도지사 회장 등과 함께 은진수(51)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배후로 지목해왔다.
사건이 불거진 2007년 당시 은 전 위원은 이명박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캠프에서 '클린정치위원회' BBK사건 대책팀장을 맡았으며 현재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신씨는 또 "당시 양씨에게서 '이상득·최시중·은진수가 핸들링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편지가 나오는 과정에서 누군가 이를 갖고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에 대해서도 "양씨가 신 회장과 여러차례 통화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편지 공개 이후 검찰 조사를 받게 되니까 내가 힘들다는 얘기를 양씨에게 하면 양씨는 이를 신 회장에게 전했고, 신 회장은 조금만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답변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전날 신씨와 경화씨, 홍 전 의원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하고 신씨 형제와 홍 전 의원, 은 전 감사위원, 양 실장, 김 총장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도 각하 처분을 내렸다.
한편 가짜편지 사건은 2007년 11월 김경준(46·수감중)씨가 입국한 후 한나라당 측이 김씨의 미국 수감 동료인 경화씨가 김씨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근거로 청와대와 여당(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의혹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