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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적인 피안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작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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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무등현대미술관 기획초대전 … ‘최태화의 현대조각-일상과 네거티브’展 개최

광주 무등현대미술관이 여름철을 맞이하여 ‘최태화의 현대조각-일상과 네거티브’ 초대전을 개최한다.

1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최태화 작가 초대전은 광주광역시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 작가는 이미 유럽에서는 ‘초이’ 또는 ‘리타’ 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다.

광주 무등현대미술관 한 관계자는 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세속의 스트레스 덩어리가 사라지며 영혼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서 “삶의 무거운 짐을 소멸시키고 관람객을 마법에 걸려드는 것 같이, 영적인 피안의 세계로 인도해주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최 작가는 “원래 약학과를 지망했던 나는 아버지 몰래 미술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했다”고 말하고 있다.

1970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를 1973년에 졸업한 최 작가는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의 비교적 짧은 국내활동을 뒤로하고, 1982년에 이태리 유학길에 올랐다.

이태리에 도착하자마자 조각예술의 본 고장 피렌체의 국립미술아카데미아 조소과에 입학, 86년에 졸업 후, 흙 연구를 염원하던 그녀는 다시 국제적인 세라믹예술의 명소 파엔자(Faenza)세라믹아트 국립미술학교에서 마스터 코스를 졸업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70년대~80년대의 불안한 국내의 정세에 정서적인 결핍과 갈등을 겪지 않은 이가 없었겠지만, 20대였던 최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근본적으로 전복되어 보이기 시작했으며, 1977년 네거티브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됐다.

작업실에 쌓아놓은 통나무들을 바라보면서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작업하기를 결심한 최 작가는 2달여 만에 30여점의 목조작품을 완성하는 예술혼을 불사르며 무목적인 인생의 허무를 견뎌 나간다. 하지만 1977년 첫째 개인전과 1978년 둘째 개인전에서 “최태화의 조각은 끝났다” 또는 “조각이 아니다”라는 혹평은 젊은 최 작가에게 좌절을 안겨다 주었다.

이것은 예술의 좌절이라기보다 인생자체의 좌절이었다. 조각예술의 전통성을 배반한 반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 작가의 근본적인 갈증은 “조각의 무거운 매스(Mass)의 중력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듯이 벼랑 끝 같은 현실에 직면하는 삶을 탈출하여, “내 영혼은 강력하게 자유를 갈망하였다”는 말과 같다.

이에 한국을 떠날 결심을 한 최 작가는 파리를 결정했다가, 뉴욕으로 바꾸었다가, 영원히 축복받은 예술의 땅, 이탈리아로 향한다. 그리고 한국과 달리 자유롭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은 삶의 자세와 작업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한다. 최 작가는 여기에서 “부활”이란 말을 할 정도로 “하느님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았다”고 한다. 최 작가는 이탈리아 생활 1년 만에 친구에게 이 당시 상황에 대해 편지를 썼다.

“어항 속의 물고기가 바다를 만났다. 나의 방랑적 광기가 나를 구원해준 것 같았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내가 태어난 땅, 내 조국이었다. 해외에서 살다보니 저절로 애국자가 되었다. 피렌체 국립미술아카데미아 학장과의 첫 만남에서 나에게 묻기를 ‘한국에도 현대 조각가가 있느냐?’고 했다. 나는 충격으로 쓰러질 뻔 했다. 1982년 당시만 해도 6.25 사변으로 피난 가는 사진정도로 알려진 한국이라, 한국을 ‘전쟁의 나라’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돌아서면서 ‘두고 봐라, 내가 5년 이내에 피렌체 미술계에 각인시키겠다’고 오기로 주먹을 불끈 쥐었던 것을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마는. 아카데미아를 졸업하고 한국에 일시 귀국할 때 피렌체의 전속 갤러리에서 ‘유럽이 당신을 기다리니 즉시 돌아와야 한다!’고 멋진 인사를 했다. 나는 가식적이며 공격적인 한국 사람들에 비해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솔직하게 자기표현을 하는데서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그들이 부러웠다.”

그로부터 5년 내에 최 작가는 많은 팬들과 갤러리의 상설 초대를 받고, 국제 콩쿠르에서 최고의 수상들을 여러 번 석권하고 나서, 주최 측 또는 콜렉터들이 그녀의 수상작 매입 요청하였으나, 자신의 조국에 가져가야 한다고 모두 거절하고, 팔라조 피티궁의 요청도 거절했다.

피렌체란 도시는 르네상스의 문화의 발상지인 만큼이나 도도하고 세계에서 그 텃새와 배타성이 가장 심할 정도이다. 세계 대형 미술관의 40%가 피렌체란 소도시 안에 진주알처럼 수북히 박혀 있다. 그에 맞서 최 작가도 보란 듯이 도도하게 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그녀의 내면세계의 철저한 탐색과 사색은 그녀의 작업의 ‘네거티브 미학’을 발견하도록 이끌었으며, 철저하게 비우고 버림의 의미를 알게 된 그녀는 그 네거티브 공간 속에서 다시 살아나서 숨 쉬고 요동칠 수 있었고 그녀 자신의 ‘생명의 진원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나는 지금도 버리고 떠나기를 좋아한다. 이것이 내 영혼의 구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최 작가의 작품을 통하여 우리 역시 조금이나마 영혼의 구원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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