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원에 가까운 횡령과 불법대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8일 발부됐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관련증거에 비춰 범죄혐의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해 솔로몬·경기솔로몬·호남솔로몬·부산솔로몬 등 4개 저축은행이 대출모집법인들에게 지급한 530억원의 수수료 가운데 170억원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또 특수목적법인(SPC)를 동원한 불법 대출로 회사에 15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합수단은 임 회장에 대해 지난해 8월 미래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와 대출 사례금 명목 등으로 김찬경(56·구속) 회장으로부터 모두 25억원을 건네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했다.
임 회장은 솔로몬저축은행 자금 수천억원을 투자해 선박운용업체와 증권사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수십개의 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합수단은 임 회장이 컴퓨터 하드디드스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직원들에게 '말 맞추기'를 강요하는 등 고의적으로 수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판단, 지난 15일 오후 10시40분께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체포했다.
합수단은 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구체적인 불법대출 규모와 횡령 규모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정·관계 인맥이 넓은 임 회장이 횡령한 돈을 저축은행 퇴출 저지 등의 대가로 로비에 썼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한편 임 회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지난 8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도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