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후계 체제가 순항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애도 기간이 3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애도 기간도 이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에 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정착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북한은 이 기간에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대내·외에 과시하며 내부단속을 강화하고,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하며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추진활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존경하는 김정은 지도자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자"고 보도하는 등 김정일의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공식화했다.
현재 김정은 후계체제를 선두에서 끌고 가고 있는 북한의 실세는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성택(65)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65)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은 김정은의 대표적 후견인으로 꼽힌다. 장성택은 1972년 김경희와 결혼한 뒤 당 청소년사업부 부장, 당 청년 및 3대혁명소조부 부장, 당 중앙위 위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거치는 등 승승장구하다 2004년 공개활동을 중단했다.
이어 2006년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복귀, 다음해 당 중앙위 부장으로 승진하고 2009년 4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는 등 승승장구해왔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국방위원에 선임된지 1년 2개월만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는 북한의 핵심 중에서도 독보적 인물로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았다.
김 위원장의 유일한 친동생인 그는 북한의 가계중심 체제운영의 최대 수혜자다. 뇌혈관 질환으로 쓰려졌던 김 위원장이 점차 가족들에게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조카 김정은을 떠받칠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
북한의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 리용호(55)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47)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외교가의 실세다.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리명제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이며 최선희 부국장은 북한 내각 총리를 지냈던 최영림의 수양딸이다.
한편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후계 체제가 순항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정은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 등을 감안해 장성택과 김경희 등은 김정은을 뒷받침하며 당분간 집단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언제까지 김정은에게 충성심을 유지할 지에 대한 물음에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특히 장성택의 경우 2004년 활동을 중단한 이유가 '분파 행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가택연금설, 좌천설 등이 무성해 향후 권력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부가 김정은을 견제하고 북한 내 실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권력 공백상태에서 장성택 부위원장과 군부가 권력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3월 한 학술회의에서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완전하게 권력을 이양하지 못하고 2~3년 안에 사망하는 경우, 장성택과 군부 세력 간의 권력암투로 인한 내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