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가 기존에 합의한 것 외의) 추가 대책을 고심 중"이라며 "추가대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로부터 FTA 보완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통령이 곧 청와대에서 자세한 발표를 하겠지만 여야가 당초 합의했던 후속 대책을 100%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2012년 정부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이 다음달 2일로 다가온 것에 대해 "예산안은 법적 시한을 지키는 것이 좋지만 여야가 합의될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해,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당내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 대표로서, 내 개인생각으로 그 사람들은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찬반 의사표시는 자유지만, 재석버튼은 눌러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나도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옳다는 생각"이라며 "그러나 상대방이 폭력적으로 나오는데도 거기에 대항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의회주의에 반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몸싸움 없이 최소한의 물리력(국회 경호권)을 동원하는 것으로 처리하고, 본회의도 비공개했다"며 "사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카메라가 돌면 오버액션을 하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또 "이번 FTA처리 과정에서는 국회의원간의 몸싸움이 없었다"며 "다만 경위와 야당 의원들간의 충돌이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과 관련, "여야가 다시 그 문제로 윤리위 절차 등을 거치면 정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국회 사무총장이나 의장이 결정할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준표 대표 일문일답
- 비공개 본회의에서 표결이 됐는데.
“국회법 49조2항에 따라 비공개로 할 수 있다. 비공개로 한 부분도 회의가 끝나면 전부 공개된다. 국회에서 또 다시 몸싸움이 벌어지고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이 해외언론, 국내 방송 등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다 공개가 돼버렸다. 비공개 결정했지만 기자들이 나가지 않아서 카메라로 다 공개됐다”
- 본회의장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렸는데.
“그 부분은 국회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책임이다. 관리하는 사람들이 조치해야 할 것이다. 여야가 다시 그 일로 윤리위 절차 등을 거칠 경우 정쟁의 소지를 남길 수 있다. 국회 사무총장이나 의장이 결정할 사안이다. 과거 모 의원의 폭력사태 당시 국회 사무총장이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를 한 선례가 있다”
- 국회 사무처는 한나라당이 요구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적절치 않다. 국회 사무처에서 국회 관리의 책임을 지고 있다. 사무처가 결정할 일이다”
- 22일 본회의는 언제 구상했나.
“세부 내용은 이야기 안 하겠다”
- 야당이 장외 대여투쟁을 한다고 했는데, 예산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예산안 처리를 위해서는 다소간의 냉각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야당이 협의에 응해줄 때를 대비해 자체적으로 민생예산을 내일부터 다시 점검할 것이다”
- 23일 예정돼있던 최고중진연석회의가 취소된 것이 자숙모드라고 나왔는데, 취소의 배경은.
“자숙이라기 보다는 FTA를 찬성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들간의 대립이 극렬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언행이 나올 수도 있다고 판단해 회의를 취소했다”
- 당 쇄신 연찬회와 쇄신 방향.
“내일부터 예산점검에 들어간다. 예산점검이 본격화하면 다음주부터 끝장토론을 해서 쇄신 방향을 정하겠다. 당협위원장과 의원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겠다. 듣고 난 다음에 구상을 정리하겠다. 과거 총재 시대라면 일방적으로 결정해 하달하겠지만 지금 정치권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모든 의원들과 논의해 쇄신방향과 정책을 정하겠다”
-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 소속 22명의 거취가 관심사다.
“내가 이번에 FTA를 처리하면서 가장 신경쓴 것이 그들을 어떻게 잘 모시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 나도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폭력적으로 나오는데 거기에 대해서까지 우리가 대항을 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의회주의에 반한다”
“몸싸움 없이 최소한의 물리력(경호권)을 동원해 처리하고, 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본회의 비공개 결정도 했다. 사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카메라가 돌면 오버액션을 한다. 카메라가 없으면 오버액션이 덜하다. 어제는 의원간 몸싸움이 전혀 없었다”
“국회의원간의 몸싸움은 없었고, 경위와 야당 의원간의 충돌은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 누구도 몸싸움은 안 했다. 마지막에 대법관 인사청문회 때 의자를 가지고 실랑이하는 것을 보고 즉시 중단하라고 했다”
-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은 의사진행이었다고 판단하는 것인가.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하고 폭력적 저지를 한 것이다. 의원들끼리 몸싸움을 한 것이 아니라 국회 경호권이 발동된 것이다. 그것조차 못하게 하면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을 왜 국회법에 넣느냐. 경위가 왜 있느냐”
- FTA 보완대책이 있느냐.
“대통령이 곧 청와대에서 자세한 발표를 하겠지만 여야가 합의한 대책은 100% 시행하겠다. 추가로 할 대책에 대해 대통령이 고심 중이다. 나는 추가대책이 있을 것으로 본다”
- 12월2일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인데, 처리 전망은 어떻게 보느냐.
“점쟁이가 아니라 예측은 못하겠다. 예산안 법정시한을 지키는 것이 좋지만 여야가 합의될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문제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