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의 국회 비준안 처리 협조 요청을 위해 국회를 방문할 예정인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이) 빈 손으로 오시면 빈 손으로 가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오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를 방문한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을 만나 "이 대통령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의 폐기 문제에 대한 대답을 갖고 와야 한다는 것이 당의 중요한 원칙"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 조건에 대해 충분한 응답을 갖고 오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오히려 지금 정부와 국회 간의 관계만 더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 당에서는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니까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의혹들이 있다"며 "행여라도 강행 처리를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면 결코 받아 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달 청와대 방문시) 민주당의 입장을 이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아직 그것에 대한 답이 없다"며 "민주당은 당초 제시했던 '10+2 재재협상' 입장에 변함이 없고, 특히 ISD는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임 실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그 동안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 과정을 염두에 두고 이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통상절차법을 처리했고 '10+2'의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도 거의 모든 내용들을 성의를 갖고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 사항들이 이 문제를 진전시키는 데 전혀 고려되지 않아서 참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