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9일 강원 인제를 방문했다. 10·26 재보궐선거에서 인제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순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까만 점퍼를 입고 오전 11시30분께 인제시장에 나타난 박 전 대표는 이순선 인제군수 후보와 함께 1시간 가량 시장 곳곳을 돌며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인기는 여전했다. 한 여고생은 "대표님 만나려고 학교도 안 갔어요"라며 달려와 사인을 부탁했고, 한 중년 여성은 악수를 청하며 수줍게 "우윳빛깔 박근혜"를 외쳤다.
아이 한 명을 안고 나타난 임신부 3명이 "우리는 7명"이라며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청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사진을 찍으며 "그러네요. 재미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설명해줘야겠네요"라고 말했다.
◆시장골목 노점상서 '올챙이국수'로 점심
박 전 대표는 이날 이순선 후보의 유세차 단상에 올랐지만 이 후보와 함께 손을 흔들고 인사를 했을 뿐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장 곳곳에서 만난 주민들에게는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시장 모퉁이의 한 노점에 앉아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 국수'와 옥수수묵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중간중간 만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좌판에서 김, 미역, 더덕과 강냉이 등을 구입했다.
사인을 요청하는 주민들이 너무 많자 시장의 한 빵집 유리벽에 대고 사인을 해주는 등 '즉석 사인회'를 벌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식사를 마친 후 인제군청까지 걸어서 이동, 문화관광과·건설방제과·산림녹지과·기획감사실·환경보호과·민원봉사과·주민생활복지지원과 등을 방문,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중간에 들른 군수실에서 부군수(민주당 최상기 후보)와 기획감사실장(한나라당 이순선 후보)가 모두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해 군수권한대행이 도청에서 파견됐다는 설명을 듣고는 "참 특이한 일이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문화관광과를 찾은 자리에서 "한창 일하는데 방해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아주 아름다운 곳이에요. 철되면 관광객들이 많이 오죠"라고 말했다.
주민생활복지지원과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을 만나 "주민들이 많이들 찾아오시죠"라고 물은 후 "어려운 분들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군인가족 행복해야 안보도 튼튼"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인제읍 덕산리 합강아파트 놀이터에서 '군인가족과의 대화'를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원 인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선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50년대 중반 5사단장을 지낸 곳으로, 인구의 대부분인 2만5000명이 군인 가족이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군인 가족들의 애로사항을 들은 후 "군인 가족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우리 안보도 튼튼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인들이 어려운 가운데 헌신적으로 노력한 덕에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며 "휴전선 접경지역 전방에 있다보니 무엇보다 자녀교육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교육 문제는 어떤 것보다도 우선 순위로 해결해야 한다"며 "어린이들이 이곳에서도 수준높은 교육을 받고 부모와 헤어지지 않아도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대학 등록금 문제가 걱정이라는 한 주부의 발언에 "국방부에서 장학금을 어떻게 지원하느냐"라고 질문 한 후 "등록금 때문에 다들 고생이 많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학금을 많이 늘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고 자녀 교육도 어려운 접경지역에서 고생하는 군인 가족들의 복지 편의를 봐드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지금부터라도 노력을 많이 해서 여러분들의 생활이 복되도록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과 의논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원통리 원통장터와 상가를 돌며 지원유세를 하고 용대리 황태영농조합법인을 방문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쳤다.
박 전 대표는 20일에는 충북 충주를 찾아 노인복지관, 풍물시장, 산업단지관리공단 등을 돌며 이종배 충주시장 후보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