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뇌물제공 폭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회장이 언론과 검찰 조사에서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이 회장이 외부에서 하는 말마다 대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지만 의혹이 갈수록 커져 해명해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날 소환된 이 회장이 '검사장급에게 준1억원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말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 회장은 7일 검찰이 자신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기자들과 따로 만나, "2009년 10월 사업가 김모씨에게 수표 1억원을 줬고 이것이 현직 검사장급 인사에게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통해 알게 됐으며 검찰 인사에 정통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씨에게 건넨 1억원은 2009년 창원지검 SLS수사 때 구명 청탁용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전날 조사에서 "김씨에게 사업자금 명목의 돈을 빌려줬으며 '경비로 썼다'는 말만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검사장급에게 전달했다는 말을 한 적도, 이 회장이 그런 말을 직접 들은 적도 없는데 단순히 추측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해당 자금이 로비용이 아니었다는 근거로 두 사람 사이 건네받은 차용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의혹과 관련, SLS일본 법인지사장 권모씨 자료를 모두 제출했으나 검찰이 수사하지 않는다는 이 회장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권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졌을 뿐인데 이마저도 현재 불통이라고 항변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권 씨를 불러서 조사받게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이 2009년 일본 출장을 가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권씨가 배석했으며, 당시 술값 400만~500만원을 권씨가 접대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앞서 권씨가 동석한 것은 맞지만 술값은 자신의 10년지기인 한진인터내셔널 강모씨가 계산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의 이같은 지적에 이 회장은 즉각 반발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환조사 과정에서 조서를 완벽하게 남겼고 영상 녹화물도 남아있다"며 "그걸 보면 누가 거짓말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