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는 5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과 철학을 자신의 정책과 원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 여사가 "단일후보로 되신 것을 축하한다"며 덕담을 던지자 "감사하다, 큰 짐을 짊어지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달 보궐선거 출마를 발표한 뒤 국립현충원 찾아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일을 전하며 "서울시장 선거니까 직접 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김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그런 여러 업적, 철학들을 가슴에 새기고 정책과 원칙으로 담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 정부 시절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청와대에 4~5차례 찾아 김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기억을 떠올리며 정치인으로서 새출발하게 된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제가 정치는 초보다. 앞에 걸어가신 정치 지도자들의 외로움, 고난이 생각났다"며 "김 전 대통령이 겪으신 고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참여하는 정치인들의 면모를 묻자 야권단일화 후보 경선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다.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에 대해서는 "당원만 아닐 뿐이지, 생각과 활동을 같이 할 것"이라며 협력관계를 재확인했다.
이 여사는 "사회활동 많이 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잘 하실 것"이라며 박 후보의 선전을 기원했다.
박 후보는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평화적인, 실용적인 정책을 펼치셨는데, 그 업적이 이명박 정부 들어 너무나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며 "(국민의 정부)그 시절을 회고하며 그 성취를 이어받겠다"고 다시 한 번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같은 시각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야권단일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참으로 다행이다"며 "(손 대표의)마음은 이해하지만 대의를 위한 결정으로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이제 온 힘을 다해 (보궐선거에서)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는 민주당 입당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입당여부가 중요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된 마당에 6~7일에는 정확한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 재개 논란에 대해선 "지금 논쟁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양화대교는 기본적으로 한강운하를 위해 시작한 것인데, 지금 한강운하 자체가 필요 없는 사업이 됐다"며 지금 공사를 강행하기보다는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반대입장을 확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