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둘러싼 최근의 정치권 상황에 대해 “이번 안 교수 모습을 보면서 ‘아! 우리 정치권에 올 것이 왔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라는 제목의 방송 대담에서”이제는 스마트(Smart) 시대가 왔지만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 국민은 정치권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변화 욕구가 안 교수를 통해서 나온 게 아니겠느냐”면서 “이를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정치권이 되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내가 서울시장을 해보니까 시장의 역할과 중앙정치인의 역할은 많이 다르다”면서 “정치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시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인물이 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대통령은 남ㆍ북ㆍ러시아 가스관 연결 구상에 대해 “가스관 건설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어느 시점이 되면 남ㆍ북ㆍ러 3자가 논의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언제 (북한이 가스관을) 끊을지 모르는데 보장이 되겠냐는 걱정을 하는데, (정부가)그 생각을 안했겠냐”면서“러시아에도 도움이 되고 북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 중간에 끊어지면 북한도 손해고 러시아는 팔 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면 서로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쩌면 임기 중에 남북정상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만 “남한과 북한 모두 평화와 번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정상회담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아울러 정치권의 ‘선별·보편적 복지’ 논란에 대해 “나도 펑펑쓰면 민심을 얻고 지지율이 올라가지만 바로 다음 세대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정권을 잡으면 선별 복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음 총선에서 허황된 공약은 아마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당·정·청이 소득세·법인세의 최고 구간에 대한 추가 감세를 중단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지금 시점은 대기업이 이익이 많이 났으니 감세를 2~3년 유예해도 되는 상황”이라며 “감세는 적시에 조정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 경제가 정상이 되면 이제 세계와 경쟁을 해야 한다“면서“장기적으로 보면 감세를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는 KBS황상무 앵커의 진행으로 이날 오후 10시부터 80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진행됐으며, 홍성걸 국민대 교수, 오종남 서울대 초빙교수, 고용차별개선 홍보대사인 정은아 아나운서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