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보온병 포탄’ 언급에 이어 이번에는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 을 찾는다고 하더라” 는 성희롱성 발언으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야권은 이틀째 안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맹공을 퍼붓고 나섰고 여권 내부에서도 ‘한나라당은 역시 성희롱 정당’ 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과 동시에 최근 잇따라 구설수에 오른 안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집권여당의 대표에게 보온병 포탄도 자연산이 있는가를 한 번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박희태 의장은 날치기 예산처리 등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고 사퇴해야겠지만 안 대표는 계속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안상수 대표 유임에 대해서는 저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가세했다. 안 대표의 잇따른 실수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받고 있으니 대표직을 물러나지 마라는 뜻이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안 대표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최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 13명은 “안 대표가 급기야 여성을 먹을거리에 비유했다”면서 “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성희롱·여성비하 발언의 끝이 안 보인다”며 “강재섭 전 대표의 ‘강안남자’ 발언,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맛사지걸 발언, 정몽준 전 대표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여성비하 홍보동영상, 강용석 의원의 여대생 성희롱 발언에 이어, 이제 급기야 여성을 ‘먹을거리’에 비유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안 대표는 애초에 공당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면서 “군대에 안 간 것을 어머니의 문맹탓으로 돌리고 성폭력은 좌파교육 때문이고 좌파 주지는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오늘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중증 장애인 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행한 여기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던 중 최근 여성들이 성형을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룸살롱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