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거주자 630만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 그리고 한국인들..
불과 1년전만 해도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고 연일 보도를 해왔습니다. 이민... 바로 그들이 선택한 삶이었던 것입니다.
왜 그들은 언어와 문화, 사회 등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떠났던 것일까? 그리고 떠나고 있는가? 개인각자의 삶과 인생관이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공통점은 아이들의 교육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이민 현상에 대해 어떤이들은 굳이 외국으로까지 나가서 살 필요가 있겠냐 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비추기도 합니다.
그들이 이민을 선택한 이유가 어떻든 그리고 한국에서 어떤 삶을 살았던 또한 현재 외국에서 어떠한 삶을 살고 있던간에 그들은 역시 우리 한국인입니다.
시사뉴스에서는 이번 "이민일기"를 기획하게 된 배경도 그와 같다. 기자의 시선이 아닌 주위사회의 시선이 아닌 바로 이민 당사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여과없이 그대로 서비스 하고자 한것이다. 한가족의 이민생활의 모습을 통해 조금이나마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해외거주자에 대한 이해가 함께 했으면 바람입니다.
- 시사뉴스-
[첫번째 이야기] 사표내던 날...
오늘 사표를 냈다.
7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 기쁜 마음도 서운한 마음도 없다.
그냥 무덤덤 할 뿐..
이민을 결정한지 벌써 10개월이 되었다.
오늘부터는 간간히 한국에서의 삶도 정리하고, 우리가족이 떠난 후 한국에 남아있을 가족들을 위해 글도 좀 쓰고, 홈페이지 작업도 간간히 해놓아야 할 듯 하다.
이것저것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밤 늦게 돌아온 집..
사랑스러운 두 마리 토끼는 이미 잠이 들었고, 귀여운 나의 아내가 나를 포근한 눈길로
맞이 해주었다.
아내와 나는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조그마한 방에 불을 켜놓고 7년 가까운 나의 회사 생활을 하나둘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퇴직금 산정명세서를 보며, 이리저리 이민을 위한 돈 계산도 같이....
퇴직금 2,000만원.. 전세자금 4,000만원...누나가 해주신 1,000만원...합 7,000만원이라는 돈을 가지고 나는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집 한 채도 살수 없는 돈이지만 지금 우리가족에게 이 돈은 앞으로의 우리가족의 삶에 기초가 될 아주 소중한 돈이다.
하지만...이 돈을 떳떳하게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게 죄스럽고 또 한편으로 불안하다.
은행에 대출되어있는 전세자금은 갚지 못하고 떠나야 할 것 같다.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뒷 수습을 못하고 떠나게 돼서 그것 또한 내 양심을 죄어온다.
그렇게 아둥바둥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는데....
10년 가까운 직장생활과 결혼생활을 통해 나에게 남은 건 몇푼의 돈과 오직 아이들과 나의 아내 뿐이라니..너무나도 가슴 아픈 현실로 다가올 뿐이다.
돈에 얽매어 살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보다.
이민을 가서의 삶도 너무나 두렵지만..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는 것도 너무나 두렵고 힘이 든다.
쓰디쓴 소주라도 한잔 하면서 오늘을 마감하고 싶지만..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오늘은 그냥 이렇게 하루를 마감해야 할 듯 하다.
그냥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