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공무원의 잇단 자살로 경기교육계가 어수선하다.
‘따돌림’이 이들의 자살 원인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사실 여부를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14일 경기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7시50분께 안성시 공도읍 A초교 4층 어학실에서 영어전담교사 B(35·여)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 학교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어학실에서는 B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2장이 발견됐다.
B씨는 유서에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지치고 힘들어서 먼저 간다. 지난 3월 C선생님의 영어수업시간이 변경된 것은 당신 잘못이니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앞으로는 서로 위해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교사들에게 전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고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주민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타 교사들의 따돌림이 B씨의 자살 원인이라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3개월이 지난 문제를 고민하다 자살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B씨의 자살 뒤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교사들의 따돌림은 없었다”며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여서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고 했다.
앞서 같은 달 13일 오후 4시40분께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D아파트에서는 수원교육청 소속 E(43·여·6급)씨가 17층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1층으로 투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E씨는 수년전 뇌종양 수술 이후 간질 증세를 보여 왔으며 3년 전부터는 이혼하고 혼자 살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E씨가 신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수원교육청 내부에서는 E씨의 자살 역시 여공무원들의 집단 ‘따돌림’ 탓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급기야 ‘따돌림’을 시킨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이 괴소문의 출처를 밝혀달라며 수원지검에 진정을 내기도 했다.
수원교육청 관계자는 “전산직인 E씨가 사무실에서 일하다가도 간질증세로 쓰러진 경우가 있었는데 사실 자신도 이를 창피해 하는 등 공무원들과 어울리지 못했다”면서도 “따돌림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가해자로 소문난 공무원들도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