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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군대도 병사도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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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최전방 소총(GP) 총기난사 사건은 우리 군이 총체적 부실에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근무기강 해이는 물론 병영문화의 문제점, 사병관리의 허술함 등이 총체적을 드러난 것이다. 최근 인분사건에서부터 총기사고, 탈영과 자살사건 등 군대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그때마다 군은 대책을 내놓기 급급했지만 결국 근본적 해결 없는 ‘눈가리고 아웅식’ 대책은 이번과 같은 참극을 빚게 만들었다.

 ‘디지털’ 병사와 ‘오리지널’ 군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신세대 병사와 낡은 군대문화가 충돌해서 발생한 병영문화의 총체적 문제로 화살을 돌린다. 가해자인 김동민 일병도 다 같은 군대 내 ‘피해자’라는 옹호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구시대적인 군대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이다. 시대는 변해 병사들은 자유분방함과 개인주의를 좆는데, 군대는 아직도 구태의연한 낡은 사고방식으로 명령과 복종만을 강요하는 통제문화가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군복무가 시간낭비’라거나 ‘유전면제, 무전입대(돈 있으면 면제, 없으면 입대)’라는 의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군에 대한 막연한 충성심 강요를 통해 군기를 잡으려는 방식이 신세대 장병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과거에 비해 요즘 군대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인터넷과 게임을 즐기고 자기중심적인 개인성향이 강한 신세대 병사들이 군의 ‘기강’에 충실하며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기강’이 생명인 군을 신세대 입맛에 맞게 바꾼다는 것도 문제는 있다.

 전역자들 사이에는 “어디 요즘 군대가 군대냐”며 “구타나 가혹행위도 없고 얼차레나 욕설도 금지된 마당에 요즘처럼 군 생활하기 편한 적이 어디 있었냐”고 한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군 기강이 지금보다 훨씬 심했던 예전보다 안전사고와 군기사고로 사망한 장병수는 해마다 수백명이 넘어서고 있다. 예비역 3년차인 김성우 씨(31세)는 “군대가 무슨 학교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하면 군대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기강이 훨씬 센 해군에선 사고도 거의 없고 해마다 서로 들어가려고 하는 걸 보면 단순히 군의 문제뿐만 아니라 나약해 빠진 요즘 신세대 장병들에 더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군은 사건사고예방과 병사 인권개선을 위해 1990년대 중반에는 기강쇄신위원회를 만들었고 2003년 8월에는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마련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얼차레’도 분대장이 아니면 시킬 수 없고 후임병들의 소원수리와 이에 따른 선임병들의 불만으로 부대원간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3월 전역한 K모씨(23세)는 “요즘 신세대 장병들은 욕설이나 얼차레 등 인격모독을 참지 못한다”며 “이런 군 분위기로 후임병 잘못 건드렸다간 영창을 가거나 징계 받기 일쑤”라고 말한다.
<그림1중앙>
 군복무 부적응자 가려내지 못한 군 책임 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같은 참극은 갈수록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바람에 군복무 부적응 가능성이 높은 젊은이들도 입대시켜 부적응 병사를 가려내지 못하고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간다는 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육군은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병사가 전체 병력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 절반은 복무 부적응자(적응장애)로 판단된다. 부적응자들은 ‘부대에서 생활하기 싫다’고 직접 표현하기도 하고 충동조절의 어려움, 우울 불안 불면 등 정신병 증상까지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총기사고를 내 타인을 위협하거나 탈영 자살 등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군은 이들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고심이지만 이렇다할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육군 조사 결과 지휘관이 각별한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관심 사병’이 10명 가운데 1명 꼴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육군에서만 8,000여명이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 군이 2003년 12월부터 2004년 6월까지 복무 부적응자 3,824명을 여러 부대에서 모아 운영한 ‘비전캠프’에서도 450명(12%)이 자살 우려자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 40명은 현역 부적격자로 판정받아 전역했다. 

현재 군에서는 훈련소에서부터 장병의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관심사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소대장과 중대장이 장병들의 신상명세서, 인성검사(KMPI)결과, 전과기록, 수양록 등을 종합해 사고 가능성이 있는 장병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소대장과 중대장의 판단 근거인 개별보고와 수양록 등이 장병들의 진실을 담고 있는지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군복무중인 장병 상당수는 공개되는 자료에 솔직한 심정을 기록하기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누가 볼지도 모르는데 누가 솔직히 쓰겠냐는 것이다.

관심사병 분류과정 뿐 아니라 사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부대에서는 관심사병으로 결정된 병사에 대해 비전문가인 소대장이나 중대장의 추가면담과 관찰을 실시할 뿐 전문의의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 등 전문적인 관리는 전혀 없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 김동민 일병에 대해서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 얼마나 관리가 부실한지 증명한다. 해당 지휘자인 소대장과 부소대장은 “군 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김 일병의 말만 듣고 방치해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었을 대형 사고를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미군의 경우 상관이나 본인 스스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증상의 원인에 따라 언제든 가족 프로그램과 음주프로그램, 약물 프로그램 같은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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