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지난 5일(한국시간)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생애 통산 100승을 돌파했다. 94년 데뷔이후 12년 동안 280경기에서 무려 2만5,208개의 공을 던져 쌓은 금자탑. 1승을 위해 평균 252개의 공을 던진 셈이다.
박찬호가 100승을 달성하기 까지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굴곡을 겪었다.
150㎞가 넘는 강속구가 일품인 박찬호는 한양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94년 계약금 120만달러를 받고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94년 애틀랜타전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2경기에 나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그해 4월 마이너리그 더블A로 내려가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더블 A와 트리플 A에서 인상적인 모습으로 95년 9월 빅리그로 다시 승격했고 다음해인 96년 메이저리거로 꽃을 피웠다.
97년 들어 박찬호는 두 자릿 승수를 올리며 다저스의 핵심 투수로 성장,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탄력을 받은 박찬호는 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아 100승 고지 등극이 쉬어 보였다.
하지만 2001년을 끝으로 박찬호가 텍사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기나긴 슬럼프를 맞았다. 2002년 5년간 6,500만 달러의 거액을 받고 텍사스로 이적한 박찬호는 그해 9승8패, 방어율 5.75로 개인 통산 89승째를 거둬 2003년에 100승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허리부상으로 고전, 그해 4월 12일 시애틀 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90승을 채웠지만 시즌을 1승3패, 방어율 7.58로 마감해 텍사스 팬들의 비난을 샀다. 박찬호는 2004년에도 4승7패에 머물러 `한물 갔다’는 악평에 시달렸지만 올해 들어 벌써 6승째(1패)를 거둬 노모 히데오에 이어 동양인 투수로는 사상 두 번째로 개인 통산 100승을 챙기며 재기에 완벽히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