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10.12 (월)

  • 구름많음동두천 16.2℃
  • 구름많음강릉 17.8℃
  • 구름많음서울 20.1℃
  • 구름많음대전 20.8℃
  • 구름많음대구 20.5℃
  • 비울산 19.7℃
  • 흐림광주 21.2℃
  • 비부산 21.5℃
  • 구름많음고창 18.6℃
  • 비제주 22.8℃
  • 맑음강화 18.1℃
  • 구름많음보은 17.2℃
  • 구름많음금산 18.0℃
  • 흐림강진군 20.9℃
  • 흐림경주시 18.7℃
  • 흐림거제 19.5℃
기상청 제공

윤형돈 칼럼

【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 ⑬-현명한 부인이 성공시킨 인상주의 화가들의 아버지 카미유 피사로

URL복사

잘나가는 화가가 가정부와 결혼

 

집안도 부유하고 잘나가는 젊은 화가가 부모에게 “이 여자랑 결혼할 겁니다. 이미 이 사람 배 속에는 아이도 있어요”라며, 본인의 결혼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해외 유학까지 보내며 애지중지 키운 귀한 아들이 주방의 가정부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부모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여자는 프랑스 시골의 농부 집안 출신으로 글을 읽고 쓰는 것도 겨우 할 줄 아는 정도였으니!

 

인상주의 화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카미유 피사로(1830~1903)의 이야기다.

 

그러나 피사로의 부모도 남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한 지라 아들의 결혼을 반대할 수가 없었다. 피사로의 아버지는 프랑스에 사는 평범한 20대 유대인 청년이었는데 카리브해의 세인트토머스섬에서 사업을 하던 삼촌이 무역회사를 하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가문의 특명으로 사업을 물려받게 되었다. 그러다가 회사를 경영하면서 미망인이 된 숙모를 돌보는 것이 지나쳐서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 피사로의 아버지가 26살, 숙모가 33살 때의 일이었다.

 

19세기에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런 일이 드물지는 않았지만, 유대인 율법상으로는 허용되지 않아 이들 부부는 결국 지역의 유대인 사회에서 왕따가 되었다. 그래서 피사로는 백인이 다니는 학교에는 가지 못하고 저소득층 흑인이 다니는 학교에 갔는데 이 경험이 서로 다른 모습과 환경의 사람을 품을 수 있는 포용력과 강한 정신력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피사로는 열두 살 때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 공부를 하러 프랑스의 유대인 기숙학교에 들어갔지만 6년 동안 루브르박물관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업을 마친 후 아버지의 회사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베네수엘라로 훌쩍 떠나 2년간 마음껏 그림을 그렸고 스물아홉의 나이로 당시 파리의 최고 전시회인 살롱전에 풍경화를 걸 만큼 두각을 드러내었다.

 

부모가 파리로 이사를 하면서 피사로는 평생의 사랑인 줄리 밸리(Julie Belli)를 만나게 된다. 부잣집 도련님이고 잘나가는 화가가 종교도 다르고 별 볼 일 없는 시골 출신과 결혼한다니 주위에서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말들이 많았지만, 둘 사이는 여덟 명이나 되는 자녀를 낳을 정도로 금실이 그지없이 좋았다.

 

인상주의 화가들을 이끌다

 

당시 프랑스 미술계의 키워드는 ‘영원함’이었다. 신화와 역사를 주제로 그 속에 담긴 숭고하고 영원한 섭리를 매끄러운 색과 선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피사로와 미술학교에서 만난 세잔, 모네를 비롯한 친구들은 실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생생하게 그리기 시작했고, 표현 기법도 매끄러움과 정확성에서 그때그때 순간의 빛과 공기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는 방식이 되었다.

 

대중과 평론가들은 ‘주제도 저급하고 붓질도 울퉁불퉁하다’라고 비난하며 이 패거리들을 ‘인상주의자’, 그림의 경향을 ‘인상주의’로 불렀다. ‘인상주의자’, 개성도 강하고 제멋대로인 이들 간의 갈등을 조율하는 큰 형님의 역할을 한 사람이 피사로였다. 이런 온화하면서도 뚝심 있는 성격은 그대로 그의 작품에 반영되었다.

 

1870년부터 1871년까지 프랑스와 프로이센 전쟁 때 피사로가 영국으로 피신하는 동안 그가 그린 1,500여 점의 그림이 사라지고 전쟁이 끝나도 경제적인 어려움은 계속되었다. 그림이 거의 팔리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어려웠지만 피사로는 주위에 온화한 태도로 일관하며 계속 성실하게 그림을 그려나갔고 총 8회의 인상주의 전시회에 유일하게 모두 참가했다.

 

현명한 아내의 지원으로 자신을 단련하며 고난을 극복

 

이는 줄리가 가족을 지탱해 주면서 피사로가 의기소침하지 않도록 믿어 준 덕분이었다. 가난했지만, 가정은 항상 격의 없고 유쾌하여 가족 신문도 만들고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줄리는 아는 것은 많지는 않아도 특유의 직감과 현명함으로 피사로의 작품세계에도 영향을 주었다. 1880년대 중후반 피사로가 예순 살이 다 되어서 신인상주의를 시도하자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줄리는 “사람들이 당신 그림에 간신히 익숙해져서 이제 좀 팔리려나 했는데 도대체 왜 또 바꾼 거야? 정신을 차려, 그리고 내가 보기엔 별로야“라고 말했다.

 

아내의 말 때문만은 아닐 테지만 피사로는 1890년에 "나의 도전은 실패했다"라며, 다시 원래의 화풍으로 돌아갔고 이때부터 피사로의 그림은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모든 시행착오가 농축되어 그림의 깊이와 완성도를 더했기 때문이다. 평론가들은 ”피사로의 그림은 전보다 더 세련되고 미묘해지고 구성도 탄탄해졌다“라고 평가했으며, 피사로 자신도 “오랜 세월을 작업한 뒤에야 비로소 나의 방향을 찾았다”라고 했다.

 

피사로가 서양미술사에 남긴 유산은 매우 크다. 세잔은 피사로를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사로는 최초의 인상파 화가이고 우리는 그로부터 배웠습니다”고 평했다.

 

피사로는 온화한 사람이었지만 절대 꺾이지 않는 뚝심으로 그림과 가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지켜냈다. 현실적인 조언과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는 아내와 결혼한 덕분에 자신을 단련하고 인상주의 화가들을 이끄는 포용적 리더십과 훌륭한 인성으로 결국 그는 승리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운을 부르는 인맥관리연구소 대표 윤형돈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운을 부르는 인맥관리연구소 대표 윤형돈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AI로 그리는 미래도시 일상’… 첨단 기술의 향연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와 세계스마트시티기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서울AI재단이 주관하는 글로벌 스마트도시 박람회 ‘스마트라이프위크 2026’(SLW 2026)이 10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B홀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AI로 그리는 미래도시의 일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전 세계 515개 기업과 기관, 도시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올해 SLW 2026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피지컬 AI’와 차세대 로봇 기술이다. 실제 환경에서 인간과 직접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AI와 각종 첨단 로봇들이 전시장 전면에 배치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는 특히 사람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따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테니스와 복싱 경기를 시연해 인공지능이 진화시킨 신체 능력을 직접 보여줬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첨단 로봇 라인업도 대거 공개돼, 여러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전시장 내부에는 세종대로, 광화문, 한강, DDP 등 서울을 대표하는 공간들을 테마로 한 대규모 미래도시 체험관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행정, 안전, 돌봄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국회도서관, 노벨평화상 수상자 특별 전시 ‘평화의 이름으로’ 북큐레이션 개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회도서관(관장 황정근)은 11월 6일까지 국회도서관 1층 중앙홀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삶과 신념을 담은 도서를 소개하는 '평화의 이름으로' 북큐레이션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도서를 통해 자유·인권·평화·환경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평화의 의미와 실천을 생각해 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올해 노벨평화상 발표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대한민국에서도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전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27인과 단체 2곳의 도서 87권을 ‘멈추다’, ‘말하다’, ‘맞서다’, ‘지키다’, ‘꿈꾸다’의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멈추다’에서는 전쟁과 무력충돌을 멈추고 대화·협상·중재·군축을 통해 평화를 만들어 온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동서독과 동유럽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신동방정책을 추진한 서독 연방총리 ‘빌리 브란트’, 핵무기 없는 세계 비전을 제시한 ‘버락 후세인 오바마 2세’ 미국 대통령 등의 도서를 통해 전쟁과 갈등을 넘어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말하다’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 속도조절론이 한국 반도체 산업과 코스피 10000시대에 미칠 영향은?
최근 글로벌 기술 시장과 증시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화두는 단연 ‘AI 속도조절론’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를 인간의 통제 수준과 안전성 검증에 맞춰 조절하자는 이 논의는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재앙적 피해 가능성을 경고하며 불을 지폈고,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등이 공감하면서 빅테크 인프라 투자(CAPEX)의 속도 조절 우려로 확산되었다. AI 인프라 투자감소 지적이 커지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코스피지수 10000시대의 실현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 일각의 속도조절론을 ‘AI 산업의 둔화’로 단정 짓는 것은 기술 패권의 생리를 간과한 피상적 해석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정면으로 반박했듯, 공포심을 자극해 속도를 늦추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4일(미국시간)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AI 및 ‘슈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