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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 ‘황야의 이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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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예출판사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 ‘황야의 이리’를 문예세계문학선으로 새롭게 번역 출간했다.

 

 

 

헤세는 시, 에세이, 단편소설, 장편소설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나 그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바로 ‘황야의 이리’다. 이 작품은 단 한 달 만에 36만 권이 팔려나갈 정도로 1960년대 히피 운동의 영향 아래 큰 인기를 끌었다. ‘황야의 이리’는 젊은이가 방황하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아간다는 헤세 특유의 서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인공 하리 할러가 느끼는 절망과 방황이 더욱 처절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 시민적 삶에 대한 반감과 저항이 더 노골적이고 자유분방하게 묘사돼 있다는 점이 대중 독자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갔고, 그것이 이 소설의 인기 비결이 됐다.

‘황야의 이리’는 헤세의 그 어떤 소설보다 더욱 자전적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주인공 하리 할러는 중년의 남성으로, 현대 사회 속에서 자아의 혼란을 겪으며 적응하지 못한다. 그는 문명화된 존재인 동시에 야만성을 지닌 ‘황야의 이리’다. 인간과 이리, 두 가지 본성을 가졌다고 여기는 그의 내적 분열은 깊은 고독과 자아 상실로 이어진다.

문명화된 시민 사회와 거친 이리의 세계로 양분화된 소설의 세계관은 밝음과 어두움이 대비되는 ‘데미안’의 세계와도 비슷해 보인다. 주인공들이 두 세계를 포용하는 삶의 길을 찾아간다는 점에서도 두 소설은 유사하다. 그러나 ‘황야의 이리’ 속 시민 사회는 구체적인 사건들을 통해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되며, 이는 시민 사회의 편협함을 신랄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어두운 세계가 인간의 자연적 속성 및 성적 욕망과 연결돼 있다는 점도 ‘데미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주인공 하리 할러는 이제 막 성장하는 청소년이나 젊은이가 아니라 긴 세월 동안 삶의 모순을 지켜보며 괴로워하다 지쳐버린 중년의 사내다. 하리 할러는 ‘데미안’을 발표하고 1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자화상인 것이다.

헤세는 “이 책은 절망하는 사람의 책이 아니라 믿는 사람의 책이다. ‘황야의 이리’가 병적인 모습과 위기를 묘사하고 있지만 죽음과 파괴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치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많은 분이 깨닫는다면 기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헤세는 ‘황야의 이리’가 죽음과 파괴가 아닌 치유로 이어지는 소설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주인공 하리 할러는 헤르미네라는 여성을 만나 춤을 배우고 가면무도회, 마술 극장에 가면서 두 세계를 통합하고 회복의 여정을 향해 나아간다. 절망하는 사람의 책이 아니라 믿는 사람의 책이라는 헤세의 말이 틀림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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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말부터 지방선거 모드 돌입?...대장동보다는 민생·범죄 예방에 더 당력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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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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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 교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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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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