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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오산시립미술관 지역한계 극복한 체험형 미디어아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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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변환》展 3월 24일까지 오산시립미술관 전관서 전시
이이남 김홍년 한호 송창애 노진아 최종운 이재형 출품
AI 조각부터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까지 즐거운 예술 놀이터

서울 강남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오산. 그 중심에서 문화 예술의 향기를 내뿜는 오산시립미술관이 눈길 끄는 대규모 미디어아트 전시에 도전했다. 국내 대표적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을 비롯, 김홍년 한호 송창애 노진아 최종운 이재형 등 7인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변화와 변환》전에 참여했다.   

 

AI 기반의 로봇 조각과 대화하는가하면, 소우주를 체험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의 작품 등 다채로운 미디어아트는 관람객들을 미디어아트의 매력으로 이끈다. 

 

 

# 노진아, 대화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조각  


미술관 1층을 들어서면 머리만 있는 커다란 인공지능 로봇 조각을 만나게 된다. 노진아의 작품 <히페리온의 속도>(2022)이다. 히페리온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남신 우라노스의 아들이다. 
큰 민머리의 히페리온에게 “안녕?”하고 말하니 화자(話者)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한다. “당신을 보니 기쁘네요. 전 당신에게 감정을 배우려해요”
이 작품은 관람객과 눈을 맞추고, 입을 벌려 인간화되어가고 있는 기계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관객과 대화한다.

 

 

# 송창애, 관객과 소통하는 <WATER ODYSSEY><물꽃 그리기> 


2층으로 걸음을 옮기면 제1전시실에서 광화문광장 미디어아트 공모(서울시, KT)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송창애 작품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문화부 스튜디오 교환작가 등 국내외서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재형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송창애의 신작 <WATER ODYSSEY>는 어두운 전시공간 속 손에 잡힐 듯한 휘영청 밝은 보름달, 발 아래 일렁이는 물의 파동을 체험하게 이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물꽃 그리기> 앞에서 관객이 즉흥적으로 선 드로잉을 그리면 컴퓨터에 저장된 작가의 손 드로잉 작업인 잎사귀가 램덤하게 접목된다. 그 순간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고유한 ‘물꽃’이 생성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그간 많은 미디어아트 작업들이 현란한 기술에 치중되어 왔다면, 이번에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로 관람객들이 조금 더 내밀하고 개인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한다.  
강한 수압을 이용해 물감을 지워가는 ‘워터 스케이프(waterscape)’ 작업을 하는 작가는, 지난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받은 창작지원금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 이재형, 오산의 얼굴 보여주는 정보 시각화 작품    


미디어아트를 공공미술로 확장해온 이재형은 오산의 얼굴을 보여주는 신작 미디어아트 작품을 2점 출품했다. 문화적, 사회적 정보를 통해 감성을 표현하는 정보 시각화(Data visualization) 방식의 작업이 신선하다.  
<Face of city_Osan>은 실시간 변화되는 얼굴의 모호한 표정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작가는 도시를 대표하는 감성의 근거를 해당 지역들의 수많은 SNS 분석을 통해 걸러내고, 다양한 키워드로 추출된 SNS 단어들에 의해 오산의 얼굴 표정을 만들어냈다. <시간여행, 시간에 전화를 걸다>는 1953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대한민국과 오산에 일어났던 큰 뉴스들을 아카이브에 저장한 뒤, 공중전화기를 통해서 관객들이 볼 수 있게 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다.  
작가는 “도시에 어떠한 이슈가 발생했을 당시, 시민들의 감정과 표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감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러한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 한호, <최후의 만찬> 통해 21세기 우리 사회 모습 풍자 


3층의 제2전시실에는 한호, 이이남, 김홍년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Last supper)>(2017)을 오마주한 동명의 작품으로 한국 현대사를 풀어냈다. 전시장 한쪽에 거대한 사이즈로 놓인 이 작품은 3m(높이), 1.5m(폭)의 판넬 9개로 구성됐다. 작품에서 점멸하며 빨강 파랑 등 무지개빛으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이 공간을 압도한다. 
작품 속에는 가면을 쓴 얼굴을 포함해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 13인이 있다. 식탁 위에는 빵과 포도주 대신 탱크와 화초가 놓여있다.  
작가는 “현재 한반도 정세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가면을 쓰고 있는 얼굴들은 이중적인 자아를 나타내며, 예수의 가시 면류관에 DMZ의 철조망의 의미를 담기도 했다”면서 “민족을 사이에 두고 한반도에서 이뤄지는 외압적, 정치적 등 여러가지 요소에 대해 표현한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한지를 붙여 만든 작품의 구멍들을 뚫는 타공(打孔) 작업을 통해 고통과 희망을 실었다. 유화와 먹, 강렬한 빛이 조화를 이룬다.   

 

 

# 이이남, 디지털로 재해석한 만화 명작과 고전 회화 


한국 미디어아트 대표작가인 이이남은 <만화-병풍 l>(2018)과 <설계어부-해피니스>(2012)를 다시 펼쳐냈다. 
<설계어부-해피니스>는 중국 북송시대 산수화가 허도녕의 <설계어부 도>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허도녕이 보았을 산수에 계절의 변화로 회화적인 분위기를 극대화시키고, 기상이변 등의 상황을 만들어 드라마틱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간과 공간에 갇혀있던 고전 회화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생명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만화-병풍 l>은 한국만화박물관 주최로 열린 전시에서 한국의 대표 만화가인 이두호 신문수 박수동 윤승운의 대표작과 조선시대 고전 회화, 의제 허백련의 산수 5점을 선택해서 제작한 5폭 디지털 병풍 작품이다. 작가는 “현대미술의 이슈나 사회를 풍자하는 포탄도 보여주면서 만화를 통해 현실세계를 풍자했다”고 밝혔다.   

 

 

# 김홍년, 1,000점 드로잉과 300호 화접, 수많은 영상으로 미디어아트 완성 

 

지난해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을 장식한 아름다운 나비 작품의 주인공 김홍년은 꼬박 6개월간 작품 제작에 매달리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신작 <Lovefly in Osan- ‘화접(花蝶)-공감과 소통’>을 위해 1,000점의 드로잉과 300호 대작 회화는 물론, 수많은 모니터 영상을 준비했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에 가하는 파괴적 행위와 자연의 자생(파괴와 생성)을 표현했다. 전시공간을 3개로 나눈 작가는 한 전시실에는 19인치 모니터 영상 30개를 설치했고, 또다른 전시실에는 300호의 화접(花蝶) 작품 원화와 판화 작품 30점을, 마지막 전시실에는 총 30개의 모니터 영상을 전시했다. 애니메이션 기법 등을 통해 완성한 2분 45초의 미디어 아트 영상에서는 무분별한 관리로 인한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보여준다. 이후 되살아난 초록빛 지구 위로 아름다운 나비가 희망의 날개 짓을 하며 날아오른다. 
작가는 “자연, 환경, 쓰레기, 기후, 전쟁 등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담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우리 삶을 이야기하자고 생각했다”라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찬란한 꽃과 나비, 오산천을 통해 생명의 중요성과 자연, 공존의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최종운, 유리 오브제 통해 체험형의 우주 표현 

 

전시장 4층 제3전시실에 들어서면 미디어아트로 표현된 오묘한 우주를 체험할 수 있다.  음악이 흐르는 전시공간 속에는 다채로운 컬러와 영상의 아름다운 은하수와 우주가 펼쳐진다. 최종운의  <Beyond the Space>(2021)는 유리 오브제로 다양한 빛깔과 형상의 우주를 표현한 정중동(靜中動)의 체험형 전시다.  알고보면 세계 각국에서 작가가 수집한 일상의 유리 오브제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오브제(object) 작품을 하다보면 그들의 내면을 즐겨 들여다보고, 그 함축적 의미를 생각하곤 한다”는 작가는 “오브제들을 하나 둘 모으다 보면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고 ‘의미’가 되고, 우주가 된다”고 말한다. 결국 인간 세상의 이야기다.  
최종운은 제21회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 수상 작가로, 영국 슬레이드 파인아트 스쿨에서 석사를 했다. 내면의 미(美), ‘고요한 긴장’(Calm Tension), 균형감을 중시한다.  

 

 

노진아(경희대 교수)는 1층 로비에 AI 로봇 조각 작품 <히페리온의 속도>에 이어 4층에 인터랙티브 조각 <나의 양철 남편>(2014)을 설치했다. 이 작품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이다. 책 <오즈의 양철 나무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마법에 걸려 사랑하는 마음과 기억을 잃어버린 채 스스로 기계가 되어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또 자본의 도구로 존재하는 남편과 아내, 서로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학박사 학위를 가진 작가는 대화형 알고리즘 프로그램도 직접 만들며 지난 2017년에 처음 대화형 인공지능 작품을 선보였다. 


이수영 오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일방적으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관객 참여형 인터렉티브 작품이 주를 이룬다. 아티스트와 함께 쌍방향으로 소통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기계에 감정을 넣어 지나온 추억을 예술로 승화하는 것에 전시 포인트가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24일까지. 

 


<사진 = 오산시립미술관, 이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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