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08 (목)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생존 위해 자아를 재창조한 인물들<부역자:전쟁, 기만, 생존>

URL복사

제2차 세계대전, 권력을 도운 부역자들의 생을 추적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2차 세계대전을 ‘호흐슈타플러’로 산 세 사람의 삶을 추적한다. 호흐슈타플러는 사기꾼, 허풍쟁이, 협잡꾼쯤으로 번역되는 독일어로 도덕적 질타를 불러일으키면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모순투성이 삶을 산 이들이다. 

 

 

선과 악의 양면성


 저자는 도덕저 서사에 딱 부합하지 않는 세 명을 통해 부역의 문제를 반추해보자고 말한다. 펠릭스 케르스텐. 그는 나치 친위대 SS의 수장 힘러의 개인 마사지사였다. 그는 나치 체제에 기꺼이 적응하면서 ‘행복을 폭식’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전쟁 말기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케르스텐은 살길을 도모해 진영을 바꿨다. 그는 유대인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움직였고, 심지어 힘러를 설득해 다른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려는 위험한 시도까지 했다. 


 이런 양면성을 가진 케르스텐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저자는 ‘그는 틀림없는 나치 부역자였다’고 본다. 그는 나치주의자가 아니었지만 그런 계층의 인간들을 섬기는 신하였다. 따라서 그의 선과 악은 우리의 세밀한 도덕적 의식과 평가에 따라 그 무게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시기에 동양에서는 요시코라는 인물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만주족 공주였던 그녀는 아버지가 일본인에게 수양딸로 보내자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삶을 살게 된다. 요시코는 남장 복장을 하는 크로스 드레서였고, 남자/여자와 모두 연인관계를 맺으면서 이 사실로 신문지상을 달구었다. 일본 육군 장교 다나카 류키치와 변태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지즈코라는 일본 여성에게 ‘내 아름다운 아내’라고 불렀다. 게다가 그녀는 일본인들이 무뢰배라면서 그들의 실패한 정책을 입에 올리다가 입장을 바꿔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영웅적 행동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양극단을 오가는 버릇이 있었다. 


 그녀는 나라를 배신한 스파이였지만 동시에 근거 없는 혐의를 뒤집어쓴 희생자기도 했다. 요시코는 허언증이 있었고, 그녀의 삶은 소설이나 영화로 많이 각색됐다. 1947년 10월 5일 법정에서 나열된 요시코의 수많은 범죄 목록에는 창작물에 등장한 행위도 포함됐다. 

 

 

두려움, 오만함... 또는 ‘그냥’


 바인레프는 유대인이었다. 하지만 유대인 사회에서 그의 위치는 분류하기가 애매했는데, 가난한 유대인 이민자에 속하지만 스스로는 문화적 소양이 높다고 여겼고, 여타 유대인과 달리 독일계 유대인에 더 동질감을 느꼈으며 우월의식을 가졌다. 그는 돈 받고 유대인들을 나치에 팔아넘긴 존재다. 돈 많은 유대인들은 절박하게 바인레프만 믿고 구출 명단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살아남으려 애썼다. 바인레프는 틀림없이 유대인을 구했지만,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고 돈을 챙겼으며, 결국 그 유대인들은 수용소로 보내졌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 외에도 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이유로 부역 행위를 했다. 하지만 저자는 전후 가장 덜 심각한 부역 행위를 한 일부 사람에게 가장 가혹한 보복이 가해졌다고 말한다. 바로 적군과 동침한 여성들이다. 이들 여성은 편안함, 욕망, 외로움, 사랑 등의 이유로 적군과 관계를 맺었지 심오한 이념적 헌신 때문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군중은 이 여성들의 머리를 박박 깎고 오물을 뒤집어씌우고 침 뱉고 강간까지 했다. 부패한 관료, 문제 많은 과거를 지닌 의사나 정치인들은 별문제 없이 신흥 엘리트나 고위층이 됐던 것과는 다르다. 이 책의 부역자 셋은 진실 속에서 삶을 살지 않았고 허구 속에서 생을 연장했다. 그랬던 이유는 두려움, 오만함 같은 감정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별 이유 없이 그랬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파키스탄 "인도, 카슈미르 수력발전 댐 공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파키스탄과 인도 양국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가 자국의 댐을 무력공격 표적으로 삼았다고 7일(현지 시간) 외신이 밝혔다. 파키스탄 매체인 사마(SAMAA) TV, 데일리쿠드라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군 홍보기관인 ISPR의 대변인 아흐메드 샤리프 초드리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도가 전날 밤 인더스강 지류이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닐럼강 소재 닐럼-젤럼 수력발전소, 특히 발전소의 핵심인 노세리댐을 목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댐의 구조적인 손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초드리 중장은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으려는 시도가 국제 협약 등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도 전투기 5기 격추 사실을 밝히며 "우리 군은 짧은 시간 내 적절한 대응을 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 항공기의우리 영토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스스로 방어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

정치

더보기
김문수 "당 지도부, 강제 후보 단일화 손 떼라...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 지도부는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강제 단일화는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대선후보는 8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로드맵'을 추진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며 "현시점부터 당 지도부의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 그리고 이재명의 민주당과 싸움의 전선으로 나가자"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헌 74조를 보면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 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날 지도부가 제안한 한 예비후보와의 양자 토론회에 대해서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사회

더보기
김형재 시의원, 서울관광 3·3·7·7 달성을 위해 관광스타트업 청년창업가 지원 확대 주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지난 4월 29일, 서울 종로구 소재 삼일빌딩에 입주해 있는 서울관광플라자를 방문해 서울관광재단으로부터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입주 관광스타트업 대표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3·3·7·7 (해외관광객 3천만명, 소비액 300만원, 체류기간 7일, 재방문율 70%) 완수를 위해 서울관광재단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이번 현장방문은 제33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일정의 일환으로 서울관광플라자 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관광산업 인프라 조성 현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이날 김형재 의원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서울마이소울샵, 서울 관광 스타트업 입주공간, 서울의료관광 헬프데스크, 시민관광 아카데미 등 서울관광플라자의 주요 거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현장방문에서 김 의원은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이사를 향해 “관광스타트업에 대한 서울관광재단의 공간 지원 및 컨설팅 프로그램은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2030년 기부채납 시설 이전으로 절감되는 임대료 예산의 일부를 청년창업가 지원 확대에 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김문수 후보 ‘내가 나서면 대선 이길수 있다’는 착각인가? 단순 몽니인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단순 갈등’수준을 넘어 ‘꼴볼견’ ‘가관’ ‘x판 오분전’이다. 지난 3일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는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됐다. 왜냐하면 김 후보가 세 차례나 치러진 국힘 경선에서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을지문덕’이라며 자신이 후보가 되면 한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한 후보를 지지하는 국힘당원들이나 중도층이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해 최종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측이심(如廁二心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으로 김 후보 측이 갑자기 단일화에 몽니를 부리면서 단일화 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김 후보 측의 몽니에는 이유가 있었다. 본인이 국힘 후보인데 국힘 지도부는 한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전략을 짜고 있고, 본인이 추천한 사무총장(장동혁) 임명을 무시하는 등 선거와 관련한 당무(黨務 당의 사무나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당연히 ‘이건 아니지’라는 꼬라지가 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 지도부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