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가 무산되자 특전사회 간부가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을 향해 사죄했다.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은 4일 오전 5·18 최초 희생자 고(故)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와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김태수씨와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임 고문은 임 여사의 손을 잡고 민주의문을 넘어 추념탑으로 향한 뒤 헌화·분향·묵념했다.
묵념 등을 마친 임 고문은 임 여사의 안내에 따라 김 열사의 묘소와 고 최미애·백대환 열사의 묘소 등을 찾았다. 묘비를 양 손으로 감싸 고개를 숙인 뒤 흐느끼거나 거듭 "잘못했다"거나 "용서해달라"고 했다.
5·18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은 임 고문은 묘역 하단에서 모든 행불자의 가묘를 향해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렸다. 임 고문은 이 과정에서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찾아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임 고문의 참배는 전날 특전사회 단체 차원의 참배가 무산되면서 진행됐다. 특전사회의 참배를 막아선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와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의 만류에 민주묘지 입장이 막히면서 참배가 이뤄지지 않자 이날 단체를 대표해 온 것이다.
임 고문이 5·18 희생자들의 묘소를 찾아 직접 참배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19일 임 고문을 비롯한 특전사회 간부진은 5·18 부상자회 등이 연 '대국민 공동선언식' 참석 직전 민주묘지를 찾았으나 추념탑 앞에서 묵념만 한 뒤 곧장 자리를 떴다.
참배를 마친 임 고문은 취재진과 만나 "지난 2월 19일 진행된 대국민 공동선언식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가해자는 그에 걸맞게 진정한 사죄를 드리는 자리였다"며 "당시 진행된 민주묘지 참배는 전날처럼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 단체와의 물리적 충돌 상황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일정을 바꿔 진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특전사회의 참배를 막기 위해 민주묘지 앞을 막았던 단체들은 시민을 대표하는 자들이 아니라 정치 세력"이라며 "5·18 상주인 유족회 등이 특전사회의 참배를 공론화해서 참배를 막았더라면 설득하거나 수긍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 시민 단체가 주장하는 참배에 앞선 진정한 사죄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다시금 특전사회의 참배에 대해 생각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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