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5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기자 수첩】 ‘정치적 책임’과 ‘법적 책임’으로 밤새우는 한국

URL복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10월 29일 서울 용산 이태원에선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 모인 시민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쳤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였다.

 

그 과정에 국가는 없었고 매뉴얼은 작동하지 않았다. ‘빨리빨리’가 미덕이었던 압축 성장을 거치며 누적된 관행의 업보가 또 한 번 터졌다. 진실의 집행유예 기한이 다하면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할 우리 민낯이다. 대부분의 국민도 이걸 이제는 안다. 그런데도 이번 참사로 국민 자괴감이 큰 건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언필칭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데 지금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아, 아직 우리는 멀었구나”, 국가애도 기간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기다리던 한 시민의 독백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명확히 짚어주는 듯했다.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연일 말하는 정부와 국회의 모습도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보여준 그대로다. 행정 기관은 ‘주최자 없는 행사’라며 책임회피에 급급했고 재난안전 주무부처 수장 입에선 “선동적”, “폼나게” 등 거친 말이 연이어 나와 빈축을 샀다. 정치권의 어지러운 책임공방도 여전하다. 국가애도기간 종료 이전부터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던 민주당이 최근엔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장외 서명전에도 나섰다. 국민의힘에선 이를 두고 “재난을 정쟁화하려는 시도”라 규정하고 진상규명이 먼저라는 태도다. 국민안전과 재난의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무슨 사건이 났다고 장관, 총리 다 날리면, 그 공백을 어떻게 하겠나”며 “지금은 사의를 논의할 때가 아니고 사고 원인 분석부터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 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법적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10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간담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런 대통령실의 태도에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의 말씀은 검사의 언어, 검사의 생각이다. 법률적으로 맞는지 몰라도 인간적, 윤리적, 국가적으로는 잘못된 말이다. 용산경찰서장, 용산소방서장, 용산구청장 등 ‘용산’ 공직자들이 줄줄이 입건되었다. ‘용산’에만 책임을 묻는다면 대한민국은 왜 존재하나?”며 비판했다.


대통령실이나 여당의 “국가의 무한 책임속에서 법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신속한 수사와 확실한 진상이 필요하다”라는 인식과 국민 여론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한국갤럽이 8~10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尹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응답이 70%였다. KBS 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6일~8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정부대응이 잘못이라는 응답이 69.6%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45.4%는 “매우 잘 못 하고 있다”라고 했다. 73.8%는 참사 책임자를 경질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상에는 절반이상이 윤희근 경찰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경찰 수사와 상관없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3.1%였다. “수사를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한다”는 33.3%, “필요 없다”는 19.5%로 조사됐다.    


1900년대 초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막스 베버(Max Weber)는 냉혹하게 정치의 본질을 탐구한 그의 저서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일반 인민은 어떤 일에 대해 자신의 신념으로 행동하고, 그에 따른 책임이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정치인은 신념에 따른 행동을 마땅히 책임질 의무가 있다”. 정치의 선택에 따라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으니 정치인은 반드시 행동에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베버의 주장대로,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정치에 대한 답과 그것을 실행하고 조합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마땅히 책임질 수 있는 용기와 행동력 또한 필요하다.


우리 헌법 제7조 1항의 규정은 이렇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경훈 서울시의원, “학업중단숙려제 악용 사례 보고돼··· 제도의 미비점 메꿔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경훈 의원(국민의힘, 강서5)이 지난 1일 제332회 임시회 서울시교육청 정책국 질의에서 학업중단숙려제가 악용되고 있는 사례를 지적하고 숙려제 신청 절차 및 승인 기준을 재검토하여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도록 당부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생이 학교 폭력이나 가정 문제, 진로 고민 등으로 자퇴하려는 학생에게 일정 기간 이를 숙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학생이 왜 학업을 그만두려고 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컨설팅이나 대안 교육기관으로의 안내 등 지원책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도록 돕는 제도에 속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서울 관내 초중고 학생 학업중단숙려제 현황’에 따르면 작년 3,359명의 학생이 숙려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799명보다 약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0년이 코로나 시기였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숙려제 이용 횟수는 현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훈 의원은 “교육청에서 나름의 지침을 가지고 학업중단숙려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무색하게도 최근 들어 이 제도를 ‘공식적 장기 결석’을 통한 자유 시간 및 휴식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문화

더보기
헤밍웨이의 대표작 '무기여 잘 있거라'를 현대적 시선으로 다시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을 펴냈다. 신간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 ‘A Farewell to Arms’를 현대적 시선으로 분석한 해설서다. 저자 고민곤은 원작의 줄거리를 단순히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의 참상과 인간애, 사랑의 의미를 섬세하게 해석한다. 특히 비와 눈 같은 자연 현상에 담긴 상징을 짚어내며 독자가 원작을 더욱 입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전쟁이 개인의 존엄과 사랑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탐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이 끝내 포기하지 않는 연대와 온기를 강조한다. 또한 군인과 사제, 젊은이와 권력자 간의 갈등을 다루며 전쟁 문학이 던지는 질문을 오늘날의 현실로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은 단순한 작품 해설을 넘어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고민곤 저자는 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 검정위원, 2010학년도 대입 수능 외국어 검토위원, 대학 강의, EBS 교재 검토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군산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NEAT쓰기완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