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5 (수)

  • 맑음동두천 4.5℃
  • 맑음강릉 12.8℃
  • 맑음서울 8.1℃
  • 박무대전 7.8℃
  • 맑음대구 8.5℃
  • 구름많음울산 10.0℃
  • 맑음광주 10.4℃
  • 구름많음부산 13.3℃
  • 맑음고창 8.3℃
  • 구름많음제주 16.1℃
  • 맑음강화 4.6℃
  • 맑음보은 4.5℃
  • 맑음금산 5.4℃
  • 구름조금강진군 8.7℃
  • 구름조금경주시 7.1℃
  • 구름많음거제 10.6℃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인류 마지막 사랑 ‘더 로드’

URL복사

연동원 - 영화평론가, 延 영상문화연구소장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세상. 살아남은 아버지(비고 모텐슨)와 어린 아들(코디 스미스 맥피)은 혹한과 굶주림을 피해 남쪽으로 향한다. 마치 중세 말 흑사병이 휩쓸고 간 것처럼 눈을 씻고 봐도 사람 그림자도 찾기 힘든 그 때, 몇몇 사람들이 나타난다. 허나 그들은 사람을 잡아먹는 인간사냥꾼들.

가까스로 아들과 함께 몸을 숨긴 아버지는 꿈을 꾼다. 청아한 날씨에 아름다운 아내(샤를리즈 테론)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지만, 이내 삭막한 현실로 돌아오는 그.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려 하지만, 아버지의 몸은 점점 쇠약해 가는데 … (중략)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더 로드>. 원작은커녕 시놉시스조차 읽지 않고 본 이 영화의 첫 인상은 두려울 정도의 황량함과 메마름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광기어린 행동을 보이는 장면에서도 공포심보다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슬픔이 느껴지는 영화 <더 로드>. 그것은 아마도 영화 속 세상이 언제고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구의 환경은 현재 심각할 정도로 파괴되었고 사람들이 피부로 확연히 느낄 정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한 것은 단 한 가지. 과연 이 영화가 어떻게 끝나는 가였다. 명색이 할리우드영화이니까 롤랜드 에머리히의 <투모로우>처럼 결국에는 인간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지, 그렇지 않으면 말 그대로 인간이 멸종하고 지구는 죽음의 세계가 되는 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느 쪽도 아닌 현재진행형. 하지만 와 닿는 느낌은 아주 강렬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결론이니까 말이다.

영화를 통해서 원작소설을 읽게 된 예외적인 작품 <더 로드>. 분명한 점은 영화와 소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원작에 비교적 충실했다. 잿빛 하늘도 그렇고 황폐화된 들판도 그렇고 물고기 한 마리 없을 것 같은 호수도 그렇다. 여기에는 감독 존 힐코트를 비롯한 제작진의 세심함 덕분인 것 같다. 특히 펜실베니아의 폐쇄된 탄광과 모래언덕에서의 촬영은 굳이 CG가 필요 없을 정도로 황폐한 분위기가 한껏 묻어났다.

이 영화에는 냉혹하고 처절한 삶의 몸부림 속에서도 숭고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장면이 곳곳에 등장한다. 아들을 자기 목숨보다 사랑하고 삶의 존재의 목적으로 삼는 아버지도 그렇고 노인 엘리(로버트 듀발)가 소년을 보고 자신이 천국에 와서 천사를 본 것 같다는 대사도 마찬가지다. 어느 남자(가이 피어스)의 “이제 나하고 함께 가야 할 것 같구나”라는 대사는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끝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인류 마지막 사랑!’이라는 홍보 문구가 결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 영화, <더 로드>의 흥행을 진정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