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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사로잡은 인류 마지막 사랑 ‘더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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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원 - 영화평론가, 延 영상문화연구소장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세상. 살아남은 아버지(비고 모텐슨)와 어린 아들(코디 스미스 맥피)은 혹한과 굶주림을 피해 남쪽으로 향한다. 마치 중세 말 흑사병이 휩쓸고 간 것처럼 눈을 씻고 봐도 사람 그림자도 찾기 힘든 그 때, 몇몇 사람들이 나타난다. 허나 그들은 사람을 잡아먹는 인간사냥꾼들.

가까스로 아들과 함께 몸을 숨긴 아버지는 꿈을 꾼다. 청아한 날씨에 아름다운 아내(샤를리즈 테론)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지만, 이내 삭막한 현실로 돌아오는 그.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려 하지만, 아버지의 몸은 점점 쇠약해 가는데 … (중략)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더 로드>. 원작은커녕 시놉시스조차 읽지 않고 본 이 영화의 첫 인상은 두려울 정도의 황량함과 메마름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광기어린 행동을 보이는 장면에서도 공포심보다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슬픔이 느껴지는 영화 <더 로드>. 그것은 아마도 영화 속 세상이 언제고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구의 환경은 현재 심각할 정도로 파괴되었고 사람들이 피부로 확연히 느낄 정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한 것은 단 한 가지. 과연 이 영화가 어떻게 끝나는 가였다. 명색이 할리우드영화이니까 롤랜드 에머리히의 <투모로우>처럼 결국에는 인간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줄 지, 그렇지 않으면 말 그대로 인간이 멸종하고 지구는 죽음의 세계가 되는 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느 쪽도 아닌 현재진행형. 하지만 와 닿는 느낌은 아주 강렬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결론이니까 말이다.

영화를 통해서 원작소설을 읽게 된 예외적인 작품 <더 로드>. 분명한 점은 영화와 소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원작에 비교적 충실했다. 잿빛 하늘도 그렇고 황폐화된 들판도 그렇고 물고기 한 마리 없을 것 같은 호수도 그렇다. 여기에는 감독 존 힐코트를 비롯한 제작진의 세심함 덕분인 것 같다. 특히 펜실베니아의 폐쇄된 탄광과 모래언덕에서의 촬영은 굳이 CG가 필요 없을 정도로 황폐한 분위기가 한껏 묻어났다.

이 영화에는 냉혹하고 처절한 삶의 몸부림 속에서도 숭고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장면이 곳곳에 등장한다. 아들을 자기 목숨보다 사랑하고 삶의 존재의 목적으로 삼는 아버지도 그렇고 노인 엘리(로버트 듀발)가 소년을 보고 자신이 천국에 와서 천사를 본 것 같다는 대사도 마찬가지다. 어느 남자(가이 피어스)의 “이제 나하고 함께 가야 할 것 같구나”라는 대사는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끝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인류 마지막 사랑!’이라는 홍보 문구가 결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 영화, <더 로드>의 흥행을 진정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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