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16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지역네트워크

경북포항시 '모든 수단 총동원하자'… 포항제철소 정상 가동 이끈 이색 아이디어

URL복사

- 전기차 배터리부터 고추 건조기까지... 조기 정상화 위해 全 수단 총동원 -
- 위기 속 더욱 빛을 발하는 직원들의 기지로, 복구 작업에 효율 더해 -

[시사뉴스 김대우 기자]

수해로  49  년 만에 공장 조업이 전면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 소장 이백희  ) 가 차츰 복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 이색 아이디어로 제철소 정상 가동에 기여한 직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

 

제강 공정은 제품이 쉽게 깨지거나 부스러지지 않도록 쇳물 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응고시켜 반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 하나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선  , 제강  , 압연 공정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 제강공정이 멈추게 되면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해도  , 이송할 곳이 없어 제품 생산이 마비될 정도로 철강 생산 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고로 가동 일정에 맞춰 제강 공정도 함께 가동해 쇳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 고로에 비해 제강공장 침수 상황이 심각해 복구에 수일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

 

2  제강공장 직원들은 며칠 동안 쪽잠을 자며 밤낮없이 복구 작업에 몰두했지만  , 공장 전기가 끊겨 조명조차 없었으며 공장 전체에 물이  1m  높이까지 차오르는 등 배수 작업에 엄두조차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 이에 직원들이 떠올린 묘수는 바로  ‘ 전기차 배터리  ’ 였다  .

정전으로 배수용 수중 펌프를 가동할 수 없게 되자 전기차 배터리를 전원으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 2  제강공장 김태우 부공장장은 제철소가 정전되자 본인 소유의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해 임시방편으로 공장에 전기를 공급했고  , 어두운 작업환경에 불을 밝힐 수 있었다  .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소유한 직원들의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수중 펌프를 가동하고  , 소형 펌프에 전원을 연결해 전기가 끊긴 상황 속에서도 배수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었다  .

 

김태우 부공장장은  “ 낮에는 배수펌프를 가동하고 밤에는 사무실 불을 밝히는 데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했다  " 며  “ 배터리가 방전되면 인근 충전소에서 차를 다시 충전해와 시급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 고 회상했다  .

 

고추 건조기를 활용해 기판 건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협력사 직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 이번 수해로 전기  , 전자 제어장치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 특히  , 전기  , 전자 설비의 핵심 부품인 제어 기판은 물에 닿은 채로 방치되면 부식이 돼 복구가 영구적으로 불가능해져 신속히 세척한 후 건조해야 한다  .

 

직원들은 침수된 장치를 하나하나 분해해 물로 청소한 후 헤어드라이어와 온풍기를 활용해 건조작업을 했으나  , 수많은 제어 장치를 수작업으로 말리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작업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구석구석 남은 물기를 싹 제거하기가 어려웠다  . 이때 에어컨 정비 전문 협력사인  ‘ 아이랙스  ’ 의 김태복 과장이 고추 건조기를 활용해 에어컨 안의 제어용 기판을 건조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 고추 건조기를 활용하면 직원들이 직접 건조 작업을 하지 않아도 한 번에 대량으로 제어용 기판 건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

 

김태복 과장은 고향 집에서 사용하던 농기계인 고추 건조기를 직접 싣고 와 전기 수리공장 한쪽에 설치하고  , 바로 대량으로 제어용 기판 건조를 시작했다  . 직원들은 그동안 기판의 세정과 건조를 한 개씩 수작업으로 하던 비효율적인 방식을 벗어나  , 낮에는 기판의 세정 작업에 집중한 후 퇴근 무렵 고추 건조기에 기판을 넣었다  . 다음 날 아침 물기가 바싹 마른 건조된 기판을 꺼낸 뒤 작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어  , 설비 건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

 

전기  , 전자 제어장치를 담당하는  EIC  기술부의 한 직원은  “ 건조가 시급한 기판들을 말리려 개인 소유의 농기계를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빠르게 실행에 옮긴 아이랙스 김태복 과장께 감사하다  .” 며  “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활약을 이어가는 헌신적인 협력사 직원들 덕분에 제철소 완전 복구가 멀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 고 말했다  .

 

한편  , 직원들의 헌신과 기지에 힘입어 포항제철소 복구는 순항 중이다  . 포항제철소는  1  냉연  , 2·3  전기강판 공장을 재가동하고 지난  7  일엔  1  열연공장을 복구해 재가동에 들어가 제선  , 제강  , 압연의 순서로 이어지는 제철소 제품 생산 프로세스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 10  월 중  3  후판 및  1  선재공정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며  , 다른 압연공정들도 제철소 복구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복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투어형 참여연극 ‘강림차사편’, 신화를 주제로 꾸민 ‘실경무용’ 등... '서귀포국가유산야행'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주마을문화진흥원은 ‘2025서귀포국가유산야행’이 개막했다고 14일 밝혔다. 서귀포항 일대에서 개막 예정인 ‘2025서귀포국가유산야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최 기관 제주마을문화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주간 사전 신청을 받은 결과 유람선을 탑승해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해상 문화유산 투어’ 500명과 기간 동안 매일 저녁 열리는 투어형 참여연극 ‘강림차사편’에서 회차별 30명을 넘기는 신청이 접수됐다. 특히 투어형 참여연극 ‘강림차사편’은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한 분들도 관객의 자격으로 진행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제주의 신화를 기반으로 유려한 자연경관과 역사 체험을 위해 기획된 ‘2025서귀포국가유산야행’은 사전 신청을 받은 프로그램 외에도 야경, 야로, 야설, 야사, 야화, 야시, 야식, 야숙 등 ‘8야’를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신용구 작가가 구현한 ‘서천꽃밭’과 신화를 주제로 꾸민 ‘실경무용’ 그리고 홀로그램을 통해 구현한 영등할망의 방문은 밤바다와 신화가 어우러지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버스킹 무대와 어우러진 먹거리 장터도 열려 눈과 귀 그리고 미각까지 만족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