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장애인단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1일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재개한다. 시위를 잠정 중단한 지난달 30일 이후 22일 만이다.
전장연에 따르면 시위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호선 시청역, 5호선 광화문역 등 3곳에서 동시 진행된다.

휠체어 등에 오른 단체 회원들이 직접 지하철을 탑승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열차 운행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해당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일부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앞서 전장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이동권·탈시설 권리 등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4대 법안(장애인 권리보장법·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장애인 평생교육법·장애인 특수교육법 개정안) 제정 및 개정을 요구했다.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전장연은 지난달 29일 인수위와 면담을 가진 뒤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대신 인수위에는 이달 20일까지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전날 전장연은 인수위가 내놓은 장애인 정책 관련 답변이 미흡하다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입장문을 통해 "인수위의 장애인 정책은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하고 장애인권리예산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소통을 통한 장애인들의 시민권 보장이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번 시위에 2호선이 추가된 것과 관련해 단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페이스북에 "(장애인 단체가)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리고 3호선, 4호선 위주로 지속해서 시위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준석이 의도적으로 전장연을 낙인 찍고 서민들과 갈등을 부추긴다"며 "이번에 2호선도 탄다는 것을 명백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 2월에도 서울 지하철 승강장 곳곳에서 승·하차 시위를 진행하다 심상정 당시 대선 후보의 현장 방문에 시위를 일시 중단했었다.
하지만 인수위 출범 이후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다며 지난달 25일 시위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