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부 첫 총리 후보자 지명…인선 첫 단추
윤-한 만찬서 '책임 장관' 제안…尹도 '공감'
'책임 총리·장관제' 실현 위한 첫 시도 해석
'경제' '외교' 등 원팀 실현 위한 방안인 듯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장관에 인사권 등 권한을 주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데 공감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해 장관들에게 분산하는 '책임 장관제'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지명함에 따라 내각 인선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 정부 내각을 이끌 총리 후보자에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내각 인선의 첫 단추가 꿰어진 셈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책임 장관제'와 관련해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이 책임지는 것이지만 저나 한 총리 후보나 나 가장 가까이서 일할 분의 (인사에 대한)의견이 제일 존중돼야 한다는 것에 생각이 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라는 게 대통령과 총리, 장관, 차관 등 주요 공직자가 함께 일하고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겠나"라며 "차관 인사까지는 생각 안했지만 검증은 다른 곳에서 하더라도 결국 함께 일할 사람들을 선발하는 문제에서는 장관의 의견을 가장 중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 후보자도 "책임총리제는 기본적으로 당선인께서도 말씀하셨듯 과도한 권한 집중을 좀더 내각과 장관 쪽으로 옮겨 과제를 추진하는 게 행정부 전체 운영에 훨씬 더 효율적이겠다고 했고 저도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인선 발표에 앞서 전날 당선인과 3시간 가량 샌드위치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총리가 장관 후보제청권을 행사하면 장관 후보자가 차관을 추천하는 방식을 당선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도 깊게 공감했다는게 만찬에 배석한 장제원 비서실장의 전언이다.
장 실장은 "(한 전 총리께서 당선인을 만나) 총리가 장관을 (제청해 당선인이)지명하고 그 장관 지명자에게 차관을 추천받는 방식으로 하면 공직사회가 굉장히 분위기가 좋아질 거다. 그러니 인사권자가 좀 더 책임을 장관에게 주면 훨씬 더 팀워크가 만들어져서 활성화될 거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도 장관에 책임과 권한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부분에서 공감을 하고 계신 게 아닌가. 그래서 당선인은 장관 지명이 끝나면 차관 인사라든지 잘 의논해 자신에게 보고하라 지시하셨다. 총리(후보자)님의 생각이 당선인께 잘 전달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책임총리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총리가 전보다 더 큰 권한과 책임을 갖고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게 책임총리의 골자다. 한 총리 후보자가 지명 직후부터 차관 추천권을 장관에게 주도록 하는 '책임 장관제'를 제안하는 등 책임총리제 실현을 위한 시도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