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중앙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선대위 출항과 '원팀' 구성에 극적 합의한 '울산 회동' 이후 18일 만에 파행이 빚어지면서 윤석열 대선후보의 리더십 문제가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 과정에서 윤 후보의 중재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0일 강원도 철원 공개일정을 마친 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 간 갈등에 대해 "저는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면서 "뭐 정치하다 보면 같은 당 안에서나 선거조직 안에서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는거지, 어떻게 군사작전하듯이 일사분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조 최고위원의 거취 표명을 촉구한 지난 21일 오전까지도 기자들의 관련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 대표의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한 시간여 앞둔 오후 3시께가 돼서야 백브리핑을 통해 "(조수진 최고위원과) 통화는 한 번 했다. 제가 볼 때는 경위 여하를 따지지 말고, 당대표고 상임(선대)위원장이니까 하여튼 (이 대표에) 사과를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후보가 선대위 내 잡음과 관련해 갈등 초기부터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도 사퇴 기자회견에서 "조수진 단장은 본인은 '후보의 뜻을 따른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하루 동안 사태가 커질 때까지 후보와 상의를 한 건지, 조 단장에게 후보가 어떤 취지로 명을 내린 건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리더십에 대해 "후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선거에 대한 책임은 후보가 지는 것"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당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밖에서 보면 우리당 선대위는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며 "김종인 총괄위원장 그룹, 김한길 새시대위원회 그룹, 그리고 속칭 파리떼 그룹. 이렇게 선대위가 갈라져 각자 이해에 따라 움직이니 일사불란할 리도 없고 현안대처 능력도 없어 후보만 매일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윤석열 후보에 있다"며 책임론을 부각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준비 안 된 윤 후보가 만든 초유의 난파선 사태"라며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권력 암투에 혈안이 돼 공당으로써 져야 할 책임 있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무엇을 했는지 책임 있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후보 측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선대위를 전면개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언급에 대해 "지금 상황에 대한 대응이나 메시지, 일정 관리 모든 면에서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게끔 위원장께서 더 확실하게 챙기시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원래 총괄상황실이 그런 컨트롤타워 기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시겠다고 해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선대위에서 잡음이 계속 일다보면 뜻하지 않게 후보 본인에 화살이 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처럼 선대위를 후보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